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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영 작가 “비관적 도시의 빛은 어디에?”

도시의 야경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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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93호 왕진오⁄ 2012.09.24 11:17:21

어둠 속 도시의 공간 이미지들을 작품에 담아내는 한조영(32)이 ‘다크뷰(Darkview)’ 주제의 연작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들은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순간에 재해석된 도시, 재구성된 픽션의 요소를 숨겨낸 작품들이다. 작가는 처음 시도한 ‘Darkview’시리즈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작업이었습니다. 도시를 보고 내가 느꼈던 폭력성으로 인해 인간성 혹은 정체성이 파괴되어 빛과 어둠만이 보였던 환각적 체험입니다. 실재하는 공간이지만 내가 머물렀거나 경험했던 체험의 공간을 담아 보려 했지요”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실재 공간은 점점 허구적 공간이 되었다. 실재하지 않는 도시를 실제 어딘가 있을 법한 공간으로 만들어 냈다. 이런 도시들은 규모와 시간, 장소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도시를 존재시키기 위해 수많은 이미지의 결정체이자 모든 존재의 존재감을 대신하는 스티커는 조각조각 분해된다. 그 재료를 빛으로 대체하고 옮기고 또다시 바꾸면서 전혀 다른 방식의 도시가 새롭게 건설된다. 그가 새롭게 만든 도시는 여러 도시를 관찰하고 경험하면서 얻어진 결과다. 아름답지만 입체감과 규모만이 있을 뿐, 정말 어떤 모습인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혹은 숨기고 있는지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소리다.

현실의 결핍에서 오는 인식의 다른 반영 “제가 알고 있던 도시라는 공간은, 당시만 해도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도시에 주목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당시 그 장소에서 느꼈던 현실에 대한 복잡한 심리가 투영된 은유적 대상으로서의 심리적 풍경입니다.” 그래서 작가는 도시 안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기보다는 먼발치에서 내려다보는 관조적 자세를 갖기로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허구적 공간은 개성과 차이가 사라져 버리지만, 작가는 또한 이를 실재 공간으로 속이기 위해 적당한 리얼리티를 갖춘다. 빛을 매개로 빛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시도는 극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반복적인 행위로 바뀐다. 화면을 작은 스티커로 메워나가거나 물감을 뿌려 도시를 구축하는 방식은 그리기로서의 회화에 대한 그만의 욕망이자 숭배욕의 일탈이다. 그는 “언제까지 ‘무의미한’ 채우기를 계속할지 모르겠다. 어느 날 밤 그리는 사람으로서 나를 압도한 이 차갑고 낯선 도시를 한동안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며 작업의 방향을 이야기 했다.

또 다른 현실…허구에서 또 다른 실재로 한조영의 작품은 마치 비행기 조종사가 착륙을 앞두고 다가오는 도시의 모습을 바라보거나, 혹은 관람자가 도시 인근의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보는 듯한 파노라마 형식으로 표현된다. 이 도시들은 대부분 깊은 밤 혹은 지평선 위의 하늘이 부옇게 밝아오는 새벽처럼 그려지고 있다. 멀리서 바라본 도시는 어둠 속에 점점이 밝혀진 불빛으로 그 좌표를 알려주며, 보는 이의 시선을 빨아들이면서 빌딩과 도로가 만들어내는 선과 윤곽으로 그 모습과 규모를 짐작케 한다. "현실 자체의 불안전함, 거기에 내재된 결핍에서 오는 인식의 반영입니다. 그 점을 드러내는 것이 저의 지속적인 관심사라 하겠습니다."

그의 이번 작품을 바라보며 21세기 도시 생활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작가 한조영과 같이 도시를 호흡하는 우리들에게 도시는 어떤 곳이며 어떤 의미인가. 도시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들이다. 작가 한조영은 단국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회화학과를 수료하였다. 2008년 중앙미술대전 선정 작가와 인기 작가상을 수상하였으며, 2009년 KIMI for you 2009 선정 작가, 가나 NowArt 선정 작가, Sky Art New Artist Project 선정과 함께 서울문화재단 Nart 젊은 예술가로 선정됐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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