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자꾸 어지러운데 빈혈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지럽다고 해서 모두 빈혈은 아닙니다. 어지러움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뇌혈관질환,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 심장질환, 말초 신경계 질환, 근골격계질환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빈혈에서 발생하는 어지러움은 다른 증상, 가령 쉽게 숨이 차고 피곤한 증상들이 동반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동반 증상 없이 어지러움에 대해서 빈혈이라고 스스로 진단 내리는 것은 곤란합니다. 가능하면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좋습니다. Q2. 그러면 몸에 어떠한 증상이 나타날 때 빈혈을 의심할 수 있을까요? 가장 흔한 증상은 피로입니다. 특별히 과로하지 않았고 식사도 잘하는데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지속되는 경우 빈혈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한 평소에는 괜찮았던 정도의 도보나 산책에도 숨이 차오르고 중간에 쉬어야 한다든지 하면 이 역시 빈혈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빈혈은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를 이릅니다. 적혈구는 우리 몸 안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적혈구가 부족하면 운동 시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심장질환이나 호흡기 질환도 숨이 찰 수 있지만 빈혈에 의한 호흡곤란은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별로 숨이 차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누워있거나 혹은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에 눈앞이 하얗게 되면서 어지럽다든지 정신을 잃는다든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나 연세 드신 분처럼 애초에 기립성 저혈압을 가진 경우에는 빈혈의 증상으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Q3. 저는 얼굴이 하얀 편입니다. 평소 주변으로부터 빈혈인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병원을 가봐야 할까요? 빈혈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신체의 이상소견으로는 안색이 창백해진다든지 눈꺼풀의 안쪽 결막이 창백해질 수 있습니다. 손바닥의 붉은 부분이 사라진다든가 손금이 붉은색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는 생리양이 줄거나 불규칙적이 되면서 생리 주기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심한 빈혈 즉 헤모글로빈이 4~5g/dl 이하로 줄면 심장에 무리가 가서 마치 심부전과 같은 증상(호흡곤란, 전신부종, 기침, 거품이 섞인 하얀 가래)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빈혈의 증상이나 신체의 이상소견이 없이 그저 얼굴이 창백하다는 이유로 빈혈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한번 검사해보고 싶다면 헌혈을 한번 해보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혈액을 나눠줄 수 있는 일거양득의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Q4. 저는 25세 직장 여성입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빈혈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나 특별히 검사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이번에 직장검진에서 빈혈이 있고 헤모글로빈이 8.8g/dl 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좋은 철분제가 있으니 한번 먹어보라고 권유하였습니다. 일단 철분제를 바로 먹는 것이 좋을까요? 빈혈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철분이나 비타민 B12, 엽산등이 부족해서 생기는 빈혈이 있고 만성질환(암, 신장질환, 간질환)에 의한 빈혈이 있습니다. 또한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악성 빈혈, 지중해성 빈혈, 용혈성 빈혈이 있고 골수기능이상으로 생기는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골수 이형성 증후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다양한 원인을 알기 전에 철분제부터 먼저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또한 지중해성 빈혈 같은 경우는 철분제 복용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빈혈의 원인은 철 결핍성 빈혈이고 여성의 경우는 생리, 출산, 다이어트입니다. 자궁근종과 관련해 철결핍성 빈혈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종종 철분제 복용이 추천되기 때문에 바로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함량 미달의 철분제나 유사 식품도 많이 있어 가능하면 의사 소견을 들은 뒤 적절한 철분제를 처방받는 것이 좋습니다. Q5. 저는 50대 주부입니다. 최근 철 결핍성 빈혈 진단을 받고 철분제를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 소화가 잘 안 되고 자주 쓰리기도 해서 철분제 때문인 것 같아서 약을 잠시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소화불량이 완전히 좋아졌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소화불량은 철분제가 원인인 것 같습니다. 철분제를 계속 복용해야 할까요? 다른 음식으로 약을 대신 할 수 없을까요? 알약으로 된 철분제는 아무래도 위장장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잘 안되거나 심하면 복부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식사와 함께 약을 복용한다든지 자기 전에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도 심한 경우에는 액상 철분 제제를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또한 잘 먹지 못하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워 약복용이 힘든 경우에는 주사제제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철분제로 인한 위장장애가 발생했을 경우에 철분제를 일단 중지하고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해서 복용 스케줄을 바꾸거나 약의 제형을 바꾸는 것이 정답입니다. 음식 중에 철분이 가장 풍부한 음식으로는 소나 돼지의 간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조개류이며, 쇠고기나 돼지고기의 살코기도 비교적 철분 함량이 높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시금치나 부추와 같은 채소류에 많이 있으며, 그 외에도 해조류나 달걀, 우유와 같은 유제품 등이 있습니다. 또한 소량이기는 하나 빵이나 곡물에도 들어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 섭취로도 철분 소비량을 감당 할 수 없는 경우나 채식주의자인 경우에는 철분제의 복용이 불가피합니다. Q6. 올해 13살인 제 딸아이가 초경을 했습니다. 생리양도 상당히 많고 생리가 끝나고 나면 줄곧 어지럽다고 합니다. 병원에서 빈혈은 없다고 하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철분제를 예방적으로 투여해도 괜찮을까요? 일반적으로 철결핍성 빈혈이 없는데 철분제 복용을 권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초경을 시작할 무렵의 청소년, 급속 성장기의 청소년, 고기섭취가 부족한 유소아, 생리양이 많은 일반여성과 갱년기 여성, 임산부, 수유부, 위장질환자, 채식주의자 등입니다. 성장기 청소년 같은 경우 성장을 위해 철분이 필요량이 증가하고 생리로 인한 혈액소실로 역시 철분 요구량이 증가합니다. 또한 불필요한 체중조절을 하게 되거나 식사가 불규칙한 경우 철분 섭취가 감소해 빈혈이 오기 쉽습니다. 하지만 예방적으로 철분제를 먹는 것은 권고 되지 않습니다. 다만 철분을 포함해 갖가지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면 됩니다. 하지만 임산부의 경우 본인의 혈액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태아의 철분 요구량도 있으므로 반드시 임신 6개월째부터는 철분제 복용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채식주의자들은 특별히 철분량이 많은 야채나 건과일을 챙겨 먹지 않으면 철분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철분제나 다른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Q7. 저는 35세의 직장 남성입니다. 최근 소변색이 진해지고 또 눈에 황달끼가 보이는 것 같아 간이 나빠진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가끔 눈에 황달끼 같은 게 보이곤 하는데 그러다가 저절로 없어지곤 해서 특별히 검사한 적은 없습니다. 평소 식사도 잘하고 건강한 편인데 헌혈을 하려고만 하면 항상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서 헌혈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어 왔습니다. 군대에서도 다들 헌혈하고 초코파이를 먹을 때 전 단 한 번도 초코파이를 받아서 먹은 적이 없습니다. 혹시 빈혈과 황달과 관련이 있는지 궁급합니다. 황달도 빈혈의 한 증상입니다. 그러나 모든 빈혈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용혈성 빈혈이 있는 경우에만 나타납니다. 용혈성 빈혈이라고 하는 것은 적혈구가 혈관 안에서 스스로 깨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경우 적혈구 안에 들어 있던 헤모글로빈이 나오게 됩니다. 이 헤모글로빈은 간에서 대사되어 답즙과 함께 배설되는데 과도한 양이 헤모글로빈이 나오게 되면 간의 대사 능력을 넘어 황달이 발생하게 되고 소변색도 진해지게 됩니다. 이러한 용혈성 빈혈의 경우 철 결핍성 빈혈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즉 가까운 혈액내과나 내과를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Q8. 저희 할머니는 올해로 69세입니다. 고혈압과 당뇨로 30년간 약을 복용했고 최근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떨어져서 투석을 권유받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할머니가 빈혈이 있다면서 적혈구 수혈을 하자고 하십니다. 이런 경우 수혈하지 않고 철분제를 먹으면 빈혈이 치료 되지는 않나요? 빈혈의 종류 중에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만성질환(심장질환, 신장질환, 간질환, 당뇨, 갑상선 질환, 암)등에 동반돼 나타나는 빈혈을 말합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철 결핍성 빈혈과는 원인 자체가 다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적혈구 생산에 써야 할 에너지나 효소를 소모성 만성 질환을 이겨내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빈혈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철분제를 보충하거나 빈혈에 대한 특별한 치료를 하더라도 호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혈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빈혈은 만성 질환이 호전되면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정아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