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의 평균 기온이 영하 4.1도로 4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혹한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폭설과 혹한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운 겨울철에는 평소에 가볍게 여긴 증상이 때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올 겨울에는 강추위가 계속되는 만큼 겨울철에 빈번히 발생하는 질환들을 알고 미리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관 질환 추운 겨울철에는 내부 온도보다 외부 온도가 훨씬 낮기 때문에 혈관을 도는 혈액이 적어 말초혈관이 쉽게 수축하게 된다. 보통 심장에서 멀고, 혈관이 가늘면서 추위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머리와 손, 발 부위에서 혈관이 수축되기 쉽다. 특히 머리는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었을 때 순간적으로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 고혈압을 앓거나 뇌졸중,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 심뇌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에 모자, 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보온성이 뛰어난 옷을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평소 금연, 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적정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구 질환 겨울철은 해가 짧지만 그 파장이 길어 자외선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특히 눈에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면 백내장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백내장은 노화가 원인이지만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20~30대 젊은 층에도 발병할 수 있다. 주로 눈이 내린 날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는데 눈이 자외선을 반사하여 눈으로 들어오는 자외선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폭설이 내리는 날이 많아 눈 건강에 특히 주의해야한다. 백내장이 생기면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백내장은 초기에 발견하여 시력교정을 하면 금세 호전 될 수 있기 때문에 백내장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각종 난방기구 사용으로 건조한 실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생기기 쉽다. 눈은 신체 중에서 습기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어 날씨가 건조한 겨울에는 수분을 많이 빼앗기게 된다.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에서 분비하는 눈물의 양이 줄어 미생물이 쉽게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보통 눈이 뻑뻑하고 충혈 되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두통까지 동반한다.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인공눈물로 안구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 실내 생활 시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관절 질환 추운 겨울철에는 근육과 인대가 굳어지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관절 속 기압이 높아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관절염이 있는 경우 관절 통증이 심해진다. 특히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신체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절이나 연골이 쉽게 상할 수 있다. 관절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무릎담요나 온찜질 등을 통해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사우나나 반신욕을 해주면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된다. 춥다고 활동량을 줄이면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운동을 통해 관절을 풀어주고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 겨울철에는 차가운 공기가 호흡기를 통해 폐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천식,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호흡곤란을 일으키기도 하는 질병인 폐기종은 날씨가 추울 때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혹한이 계속되는 올 겨울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서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호흡기 질환은 손을 통해서 전염되기 쉬워 평소에 손을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집 안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주는 것도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이 많아 우리 신체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함께 각종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날씨가 춥다고 움츠리기 보다는 가벼운 운동과 함께 건강하게 겨울을 나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 김용재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