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과 우수가 지나니 봄기운이 비춘다. 개구리도 놀라 겨울잠에서 깨는 경칩도 얼마 남지 않았다. 꽃샘추위만 가시면 완연한 봄이다. 봄이란 이름은 볼 게 많아, 또 보여줄 게 많아 봄인가보다. 그 봄의 꽃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봄마다 피는 꽃은 비슷하지만, 봄을 맞는 사람은 다르다. 세세년년화상사, 연연세세인부동(歲歲年年花相似, 年年歲歲人不同)이다. 세월 따라 피는 꽃과 세월 속에 사는 사람은 같을 수가 없다. 봄마다 피는 꽃은 비슷, 봄을 맞는 사람은 달라 봄맞이 사람들 표정도 가지각색이다. 어떤 사람은 슬피 울어도 천년고찰이요, 어떤 사람은 호탕하게 웃어도 간이화장실이다. 아무리 꾸미고 고쳐본들 본래 모습은 어디 가지 않는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천연과 대비되는 세파의 자화상이다. 자연은 꾸밈없이 선순환 하는데,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선지 봄꽃 같은 사람을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봄을 앞두고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청와대와 내각 인선도 마무리됐다. 하지만 새로운 느낌이 별로 없다. 그 사람들 때문이다. ‘박정희 키드’ 도 많다. 인사청문회 장(場)이 서기 전부터 지진사퇴, 비방, 음해, 읍소 등 난리법석이다. 인재발탁 기준, 신언서판(身言書判)은 온데 간 데 없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 아니라 인명재처(人命在妻)다. 배우자가 키를 쥐고 있다. 언제 적 부동산투기, 병역의혹인가? 세월 속 꽃과 사람은 달라도 한참 다르다.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을 내려놓지 못하면 파렴치다. 이명박 대통령 말대로 ‘살 만한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조각의 하이라이트는 미래창조과학부, 김종훈 장관 후보자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이어 서열 네 번째다. ‘잘살아보세’ 창조경제의 컨트롤타워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만 20조원이다. 김종훈을 두둔하거나 치켜세울 하등의 이유가 없다. 따지고 보면 그는 기자의 고향 1년 선배인데도 말이다. 백두대간 한북정맥의 중심, 북한산 보현봉 기슭 정릉(貞陵)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녔다. 중학 2년을 마치고 미국이민 갔다 금의환향 했으니 만약 만나게 되면 38년 만의 재회인 셈이다. 김종훈의 글로벌 성공신화는 한편의 드라마다. 가난한 집안의 미국 이민 2세, 신문배달 등 고학으로 고교·대학을 마쳤다. 해군장교 자원입대 후 핵잠수함 승선, 메릴랜드대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갑부에 이름을 올린다. 2005년부터 노벨상을 13명 배출한 벨연구소 사장을 맡고 있다. 관심분야는 IT와 생명과학의 접목이다. 김종훈을 둘러싼 이중국적 논란은 예의가 아니다. 글로벌 성공신화를 쓴 사람을 모국에 불러다 놓고 CIA가 어떠니, 감 놔라 배 놔라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 미국 시민권 포기를 밝혔으면 그만이다. 이중국적 메스는 주가조작을 일삼는 ‘검은 머리 외국인’ 에나 들이대야 옳다. 지하경제를 쥐락펴락 하는 파렴치는 바로 그들이다. 경제민주화 훼손의 주범이다. 김종훈 장관 후보자 이중국적 논란 종결해야 ‘살아있는 벤처신화’ 김종훈은 안철수와 사이부동(似而不同)이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장교와 벤처’ 두 공통점으로 종종 비교되지만 말이다. 그러나 비교대상이 안 된다. 유복하게 자라고 연구소를 창업, 6000억 회사를 키운 후 정치판을 기웃거린 안철수는 딴판이다. 동네 수영장과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절대 같을 수 없다. 안철수는 같다했지만. 제2, 제3의 김종훈이 등장해야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된다. 김종훈 성공신화 바탕은 인기아취(人棄我取)에 있다. 버리는 걸 거둘 때, 거기에 길이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패러다임을 바꿔야 희망의 싹이 튼다. 소용돌이치는 물에서 고기가 더 많이 잡힌다. 그가 그걸 보여줬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