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에 사는 김지연(35) 씨는 최근 고열로 독감인 줄만 알았던 10개월 아이가 혈관에 염증이 생기는 가와사키병이었다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열이 나고 다리와 입 주변에 울긋불긋하게 발진이 올라 독감으로 열꽃이 핀 줄만 알았다. 가끔 기침까지 했고, 응급실에서도 독감이라며 해열제를 처방해줬다. 그런데 고열이 5일간 계속되고, 발진이 온 몸을 덮으면서 눈이 빨개지고, 혀까지 울긋불긋 해지기까지 했다. 다시 찾은 소아과에서는 가와사키병으로 추정된다며 큰 병원에 가기를 권했고, 결국 면역억제제(면역글로블린) 투여를 비롯해 2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심한 경우 심장에까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말에 김 씨 가슴은 철렁했고, 처음 갔던 응급실에서 독감이라며 해열제를 처방해준 일이 원망스럽기만 했다. 독감과 비슷해 초기 진단 및 치료 어려워 고열, 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독감 혹은 감기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가와사키병은 고열을 동반한 혈관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심장의 관상동맥에 동맥류를 일으키는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위험한 질환이다. 주로 한국, 일본, 미국 등 환태평양지대 국가의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발병율이 높으며, 가와사키병 연구회에 따르면 국내 발병율이 2006년 10만명당 108.7명이었던 것에 반해 최근 112.5~118.3명까지 증가했다. 가와사키병은 독감과 매우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다. 가와사키병은 초기에 고열을 비롯해 경우에 따라 기침, 설사, 복통, 두통, 소화장애가 나타나는 등 독감과 매우 증상이 비슷하다. 때문에 이 질환을 진단받는 아이들은 대부분 처음에 독감으로 생각해 해열제를 먹다가 다른 증상이 동반된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고열, 발진, 눈충혈, 딸기혀 나타나면 가와사키병 가와사키병의 주요 증상은 고열과 발진이다. 5일 이상 39°c 이상의 고열이 지속되면서 ①손·발의 발진과 부종 ② 양쪽 눈(안구)의 충혈 ③ 빨간 입술과 딸기 모양의 혀 ④ 온 몸에 생기는 피부 발진 ⑤ 경부 임프절 비대 등 5가지 증상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할 수 있다. 가와사키병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심장 합병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통해 증상이 의심이 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되면 장기간 아스피린 복용해야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되면 발병 후 10일 이내에 면역글로불린 다량 요법과 고용량의 아스피린 치료를 받게 된다. 이 방법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추가적인 면역글로불린 요법이 요구되며, 심장을 비롯한 다른 합병증의 가능성을 두고 추가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치료가 잘 되어 증상이 호전된 경우라도 가와사키병의 심장 합병증 가능성으로, 장기간의 아스피린의 복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도 5세 이하의 어린이에서 고열이 나타난다면 무조건 독감으로 생각하기보다, 유심히 관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손창성 고려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