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묵화의 진경산수 기법을 계승받아 현대적인 필치와 색감을 거침없이 응용하는 화가 이호신 개인전 ‘어머니의 땅, 지리산 진경 순례’가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4월 4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지리산 진경산수화 2백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 작가의 단독 전시로, 한국화가로서는 보기 드문 초대형 전시다. 아라아트센터의 지하 1층~지하 4층의 900여평 공간에서 펼쳐지는 작품들은 그야말로 지리산과 지리산이 품고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더욱이 200호 내외의 대형 화폭 50여 점의 기운이 이끄는 웅장함으로 인해 서울 인사동에 지리산과 그가 거느린 다섯 개 시·군이 옮겨와 우뚝 선 듯한 느낌에 빠져든다. 또한 화가의 바랑 속에 늘 자리하며 지리산 자락을 오르내리는 동안 쉴 새 없이 스케치들을 담아낸 화첩 50여 권도 함께 전시된다. 빗물에 번지고 거센 바람에 날리고 눈이 내리는 중에도 철저하고 세심하게 화첩에 사생(寫生)했기에 큰 작품이 그려질 수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아라아트센터의 지하 4개 층에 걸쳐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서는 따스하고 환한 봄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각 층의 전시 공간을 이동하며 작품들을 관람하는 동안 웅혼한 지리산 봉우리들에 올라 정기를 받아들이고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조망할 수 있다. 또 지리산 자락 둘레길을 걸으며 살가운 마을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땅의 아름다운 자연과 훌륭한 문화, 역사의 숨결을 품고 있는 지리산 순례에 나선 화가 이호신이 이끄는 대로 지리산의 맑고 힘찬 기운과 어머니의 품처럼 안락하고 포근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