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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역사에 빛을 더해 전통의 현대적 해석을 그려내

무한한 빛으로 펼치는 환영의 영원한 美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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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22호 왕진오⁄ 2013.04.20 14:23:14

전시장 벽에 걸린 그림들이 빛을 받아 반짝 반짝인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의 방향에 따라 굴절되는 색상조차 눈이 부시도록 영롱한 이미지로 보는 이의 눈을 자극한다. 가늘게 자른 수많은 자개와 크리스털들이 캔버스위에 프린팅된 훈민정음과 고서의 글씨와 조화를 이루며 회화라기보다는 하나의 입체적 조형물의 형태를 뽐내고 있다. 영원한 미에 대한 욕망을 '인피니티 일루전'(Infinity Illusion)이라는 부제로 4월 24일부터 5월 21일까지 서울 종로 통의동 진화랑에서 펼쳐지는 정현숙(57)작가의 작품들이 발산하고 있는 풍광이다. 이번 전시는 '영원'에 대해 끊임없는 탐구를 지속하고 있는 작가의 회고전적 성격으로, 1998년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자리이다. 원의 형상으로부터 작업을 전개한 작가에게 원은 우주의 무한한 순환의 표식으로서 영원을 이야기 한다. 원은 한정 없이 모든 방향으로 자신의 세계를 열어놓는다.

작가가 원의 상징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위해 사용한 오브제는 발광하는 재료이다. 원의 개방성, 순환성 등을 표현하기 위해 마치 해와 달이 빛으로 발광하는 것과 같은 묘사에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작가가 눈길을 돌린 것은 바로 자개이다. 영원을 담고자 하는 의지는 자개로 수놓아진 원으로 완결을 시킨다. "자개의 번쩍임은 오묘한 색상을 발하는 것 같아요. 보는 방향에 따라 빛의 굵기도 다르고 깊이감 있는 색상을 잘 보여줍니다." 정 작가가 작품에 자개를 사용하게 된 이유이다. 구불구불한 자개로 이뤄진 선이 가로 세로 방향으로 교차되면서 생겨나는 리듬감에 의해 빛의 발광효과가 배가되고 그 사이사이로 크리스털의 반짝임이 더해져 전체적인 화면은 화려함의 극치를 달한다. 과거 전통가구의 현대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자개의 멋에 매료된 이후, 전통적인 이미지의 상징격인 도자기의 형태가 구체화 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현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방안으로, 자개를 사용해 제안해 보았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자개의 멋을 잘 모르더라고요, 현대미술에 전통적인 재료를 사용해 우리 것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재발견하고 싶었죠."

거대한 구호 없이 현대인에게 던지는 전통의 현대화 그리고 우리 것에 대한 정 작가만의 실천적 노력의 결과물로 받아들여진다. 작품에는 도자기, 원형 외에 나비도 등장한다. 생명의 역사를 재탄생시키는 의미이다. 옛것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미로 등장시켰다. 이번 전시는 '역사에 빛을 더하는'데에 의미를 두는 정현숙의 작업이 현대미술의 어려운 이해를 구하는 현실에서 시대를 아우르는 미의 개념을 생각하게 해주는 존재로 빛나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02-738-7570.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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