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사람들의 소망과 계획에는 건강이 순위 안에 들어간다.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하고, 다이어트를 계획하고 운동 계획도 세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건강검진이다. 한번 감기를 앓아본 사람이라면 가벼운 병으로도 삶의 리듬이 깨지고 모든 의욕이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 봤을 것이다. 하물며 생명의 위협이 되는 암이야 더 말할 나위 없을뿐더러 이는 본인의 삶의 질은 물론이고 가족, 주변 친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건강을 잃어버린 후 후회해야 소용없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먹고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병 걸린 거 알아봐야 괴롭기만 할 뿐, 그저 이렇게 살다가 죽지” 하는 자조적인 생각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유지하는 일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혼자 사는 삶이 아닌 바에는 개인의 건강은 더 이상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특히 가족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거나, 한참 일해야 할 나이의 직장인인 경우에는 그들의 건강유지는 가족, 사회 그리고 나라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 요건이자 의무이다. 먹고 살기 바쁘다고 건강 검진 소홀 많아 건강유지는 가족-사회-나라 행복 위해 필수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치료의학(특히 암)에 대부분의 의료 예산(95%)을 쏟아 부어 겨우 4년의 생명 연장을 시킨 반면, 5% 예산만을 투자한 질병 예방과 조기검진으로는 11년의 생명 연장 효과를 봤다고 한다. 이를 감안해볼 때 개인과 가정에서도 의료비를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명확해진다.
물론 병들 중에는 본인 의지와는 무관하게 걸리는 것들도 있다. 흔히 유전적 혹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런 병들도 조기 검진을 통해 심각하게 진행되기 전에 치료가 가능한 것들도 많다. 흔히 말하는 유전성 요인이 많은 암으로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등이 있다. 간혹 열심히 건강에 신경 쓰고 검진을 받아왔던 분들 중에서도 예기치 못한 사고 등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이런 말들을 한다. “거봐, 살고 죽는 것은 다 하나님에 뜻에 달렸어” 라며 종교적 생사론을 주장하거나 “그저 우리 모두 자기 팔자대로 사는 거야” 하며 무기력한 운명론에 자신을 맡긴다. 30여 년간 의사로 살아오면서 솔직히 나조차도 그런 생각이 들었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현대의학이 제공하고 있는 질병의 조기검진 및 치료 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 그 최선책이 바로 조기검진이며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다. 그래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체크하고 전문의로부터 건강 상태에 따른 조언과 구체적인 실천을 하는 것, 그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 김정숙 이대목동병원 여성건진센터/건강증진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