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과 표현 그 중간 어디에 머물고 있는 작업을 보여주는 한지석 개인전 ‘SURFACE’전이 갤러리 비케이(Gallery BK)에서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린다. 한지석의 작업은 존재하는 형상과 보이지 않은 대상을 마주하며 형상의 존재론에 대한 새로운 고찰을 시작한다. 캔버스에 얹어진 이미지들은 역사적 장면과 일상의 장면들이 뒤섞이며 현실 사회의 다른 이면을 들춰본다. 그의 작업은 매체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는 형상의 개념과 보는 이의 기억과 경험 속에서 존재하는 형상의 개념이 혼합되어 스스로가 공적이자 사적인 이야기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번 전시 역시 기존 작업과 동일한 개념의 선상에 놓여 있지만 기존에 그리기와 흘리기를 반복하며 투명한 물감의 레이어를 쌓아 대상을 표현하는 대신 강렬해진 붓터치와 색감으로 레이어를 쌓아 대상을 재현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표현기법들을 걷어내고 색으로 층층이 쌓아 더욱더 직접적인 대상을 제시하는데, 통일된 색감은 얼핏 단조로워 보이면서도 화려하다. 가만히 작품을 응시하며, 겹쳐진 색을 하나씩 들춰보면 조금씩 형상들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한지석은 ‘존재하는 형상’들에 대한 ‘무엇이’라는 의식의 질문을 던진다. 보이는 형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 관객은 캔버스를 마주보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대화를 이어 나가고 소통을 시도한다. 그는 존재하는 형상의 감정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색과 포착된 이미지를 선택했으며 이를 통해 보는 이와 소통하려고 한다. 또한 굳이 답을 제시하지 않으며 단지 너머의 세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질 뿐이다. - 김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