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닌 콤플렉스를 의식적으로 감추려고 애쓰는 상황은 일반인이나 아티스트건 모두 동일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콤플렉스는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다가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현실주의 작가들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술가들에게는 콤플렉스가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작가 박재연(38)은 이번 'inout-낯선 유기적 덩어리'전에서 자신의 콤플렉스를 들추어내면서 오히려 스스로 치유하고 관람자와 공유하고자 하는 작품들을 5월 29일부터 선보인다. 지난 2005년 첫 개인전에서 기하학적인 형태로 콤플렉스에 갇힌 심리상태를 표현했다면,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은 유기적인 형태를 띠며 콤플렉스를 밖으로 분출시키고 있다. 작가의 내면에 깊숙이 억압되어 있던 콤플렉스는 분출됨으로써 객관화되고, 동시에 형상화됨으로써 관람자와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작가의 유기적 덩어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 'hole' 과 선이다. 이것은 응축된 에너지가 분출되는 통로이자 콤플렉스의 출처를 드러내는 장치이다. 'hole'과 선이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덩어리는, 콤플렉스가 '보이고, 보이지 않을 뿐' 안과 밖을 넘나들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드러낸다. 불안을 통해서 바라본 내면의 심층적 풍경을 조각의 언어로 표현하는 작가 박재연의 이번 전시는 6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진행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