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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성의 남자여자 이야기]왜 당신의 연인은 바람을 피울까?

남녀의 성적인 본능에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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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4-345호 박현준⁄ 2013.09.16 11:34:54

박혜성 동두천 해성산부인과 원장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내분비학 전임, 인제대 백병원 산부인과 외래 조교수 역임) 바람을 피우는 남자들의 특징은 여러 여자에게 관심이 아주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부인들이 간과하면 안 되는 점은 그 남자의 주된 섹스 상대는 배우자라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기혼자들이 미혼자보다 성관계 횟수가 훨씬 많다. 또한 간통을 저지르는 자들이 숨겨둔 애인과 갖는 성관계보다 배우자와 갖는 성관계가 월등하게 많다. 그런데도 그 배우자들은 그런 바람기를 너무나도 없애고 싶어 한다. 바람을 피우는 남성과 여성은 성적으로 그 배우자도 만족시켜 준다. 이와 달리 성욕이 없는 남성과 여성은 다른 사람과 바람도 안 피우지만, 그 배우자의 성욕도 만족을 시켜주지 못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성욕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있다. 왜 남자들은 한 여자에게 헌신하기를 주저하는가? 그 이유는 진화생물학에서 찾을 수 있다. 정자를 생산해서 가능한 한 많이, 널리 뿌리는 것이 유전적 다양성을 획득하는 더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세계에서는 이런 행동을 천인공노할 행동이라고 한다. 하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는 힘이 센 수컷은 되도록 많은 암컷을 차지하고, 자기의 암컷과 교미를 하려는 수컷은 내쫓거나 죽인다. 인간의 수컷 유전자에도 힘이 세거나 권력이나 돈이 많은 남성은 되도록 많은 정자를 퍼뜨리고 싶어 한다. 그게 정열적이고 힘이 센 수컷 유전자의 특징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남자가 바람을 피울까봐 왜 그렇게 촉각을 세울까? 그것은 자녀를 키우기 전에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빠질 경우, 자녀가 다 크기 전까지 경제적인 능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에 여자들이 경제적인 능력이 없을 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있고 없고에 따라 아이들의 사망률이 50%까지도 증가했다고 한다. 당연히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모든 동물의 암컷은 죽기 살기로 능력이 있는 수컷을 지키려고 한다.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여자나 암컷의 세계에는 본처의 전략과 첩의 전략이 있다. 즉 자원을 얻기 위한 본처 전략과 좋은 유전자를 얻기 위한 첩의 전략이 결합한다. 암컷들은 둥지를 잘 만들고 먹이를 물어오는 능력이 뛰어난 수컷과 결혼을 하고, 더 길고 화려한 꼬리를 가진 섹시한 나쁜 놈과 밀회를 즐기고 임신을 한다는 것이다. 분명 괘씸한 건 사실이지만 그 암컷은 앞으로 태어날 자식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즉 자식이 섹시하지 못할 경우 아주 많은 씨를 뿌리거나 하나도 퍼뜨리지 못하거나 둘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남성은 되도록 많은 정자를 퍼뜨리고 싶어 하고 여성은 능력 있는 수컷 지키고자 하는 본능 있어 그래서 모든 동물의 세계의 암컷은 부유한 수컷과 결혼을 하고, 힘 좋고 섹시한 수컷과 비밀리에 짝짓기를 한다. 인간의 여성이 이런 행동을 하면 ‘악녀’라고 부르지만 동물의 세계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흔한 행동이다. 즉 이성을 없애고, 종족보존만을 생각한다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스위스 베른 대학의 동물학자 클로스 베데킨트는 44명의 남성들에게 며칠 밤 똑같은 티셔츠를 입게 했다. 그리고는 그들의 티셔츠를 가방에 넣고, 여자들에게 그 가방을 열어서 냄새를 맡게 했다. 그리고 그녀들의 피를 뽑아서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여자들은 자신의 면역 체계와 아주 흡사한 냄새에는 불쾌감을 느끼고, 자신의 면역 체계와 다른 냄새에는 웃음을 흘리거나 관심을 보였다. 즉 완전히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보였고, 그런 남자와 결혼할 경우 유전적으로 더 완벽한 2세가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우리 인간도 진화생물학적으로 보면 종족 보전을 위해서 성관계를 갖는다. 남자들은 풍만한 육체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건강한 2세를 낳을 수 있는 몸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여자들은 웬만하면 더 젊어 보이는 얼굴, 피부, 옷, 몸매를 유지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냄새를 좋아한다. 말 그대로 페로몬에 의한 화학작용이다. 여자들의 육감은 남자들의 겨드랑이에서 나는 페로몬을 맡고서 어떤 유전자와 자신이 가장 적합하고, 어떻게 해야 훌륭한 유전자를 가진 2세를 낳을 수 있는지를 금세 알아낸다. 남자의 체모에는 안드로스테놀이라는 최음제가 담길 수 있는 분비샘이 꽤 많다. 안드로스테롤은 남자의 모낭 끝 부분, 그 중에서도 겨드랑이와 음모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으면서 사향냄새를 풍긴다. 남자들이 여자를 유혹하고 싶으면 포옹을 하거나, 블루스를 추면서 여자의 코를 남자의 겨드랑이 쪽에 가까이 할 수 있다면 거의 성공할 수 있다. 특히 배란기에 가까운 여자가 그 사향을 맡으면 남성과 접촉하는 빈도와 지속시간은 두 배, 몰입도는 세 배나 되고, 그 남자와 짝을 맺으려는 시도나 진지한 관계를 원하기 시작한다. 동물의 세계는 가장 중요한 것이 되도록 많은 종족을 퍼뜨리고, 종족을 보존하는 것이다. 특히 좋은 유전자를 가진 자식을 더 많이 낳는 방향으로 진화를 했다. 그러면서 수컷의 본능, 암컷의 본능이 생긴다. 그런 본능이 당연히 인간에게도 있다. 다만 이성의 힘과 법과 제도로 그런 본능을 제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청소년기에 아직 이성이 덜 발달된 남자나 여자아이들은 특히 본능적으로 행동을 한다. 그것은 그들의 뇌가 아직 고등동물의 뇌로 진화를 하지 못하고 파충류의 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이성이 발달할 때까지 교화를 시키면서 지켜봐 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성인 남자나 여자가 동물들의 암컷과 수컷의 본능을 안다면 훨씬 인간의 성적인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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