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CNB]왕진오 기자= 조각 중심의 전시와 다양한 장르의 미술을 소개하며 폭넓은 작가들과의 교류를 전개하고 있는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조각의 물성에 주목한 'Metal Works-Today'전을 1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신관 사미루 전관에서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금속조각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실험적인 기법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33인의 금속조 작가들을 조망하고자 마련된 전시이다.
용접기술을 이용한 최초의 철조 작품은 1928년 피카소가 곤잘레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드로잉작품을 철사로 제작한 작품으로 알려져있다. 철조의 등장은 조각 작품 고유의 특징인 덩어리보다는 상대적으로 공간을 중시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용접은 돌과 나무 혹은 점토와 달리 직관적인 형태를 보여줄 수 있어 생산성을 중시하는 산업사회의 특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작업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에서 철조는 6.25 동란 후 회화에서 엥포르멜을 시도한 청년 작가들과 동년배 조각가들에 의해 도입됐다. 당시 청년작가들은 철조를 전위적인 조각방법으로 인식하며 수용했다.
전시장에 나온 작품들은 인체 형상에서부터 사물적 형상, 금속의 반영 효과, 풍경, 시각적, 물성 변형을 통한 사고적 접근 등 다양성을 묘사하고 있다. 금속의 차가운 반사, 불에 달궈진 흔적의 표면, 단조효과에 의한 질감, 채색된 금속성, 녹임과 용융 흐름에 의한 시간성 등 금속으로만 표현 가능한 작가와 물성과의 대화를 보여준 결과물들이다.
김무기, 김세일, 김수학, 김연, 김정희, 김주희, 김준, 김황록, 나점수, 도흥록, 민균홍, 박태동, 변숙경, 신한철, 심병건, 안병철, 안재홍, 원인종, 이길래, 이동용, 이상길, 이상봉, 이상하, 이윤석, 장준혁, 전신덕, 전용환, 정연희, 정현, 주송렬, 최기석, 최태훈, 홍승남 등 총 33명의 금속조 작가들은 나름의 조형언어를 고유 세계로 이끌어 나가며 동시대 조각사의 단면을 채워나가는 여정에 동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현재 꾸준한 활동을 보이는 3-40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함께 구성할 경우 또 다른 접근을 보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금속조각은 아직까지 폭넓지 않은 분포에도 명확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