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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순 건강 칼럼]몸이 아픈 승객들의 항공여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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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3-364호 한복순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2014.01.27 16:43:08

지난 연말, 제주국제공항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이 120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에 의하면 최근 5년간 외래관광객 성장률은 61.7%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2012년에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객은 10억 명을 넘어섰다. 세계여행에 대한 꿈은 더 이상 버킷리스트에 반드시 담아둬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 자체가 변화돼 그저 평범한 일상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많은 관광객 대다수는 항공기로 이동한다. 특히 장거리여행에서는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항공기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 중 일부는 관광이나 비즈니스가 아닌 의료가 목적인 경우도 상당수 있어 몸이 아픈 승객들은 탑승 전에 항공여행에 무리가 없는 건강상태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창 너머로 구름 위를 나는 거대한 항공기를 보는 색다름과 아름다운 미소천사, 객실승무원들의 우아한 기내서비스로 즐겁게 식사하며 미처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낯선 도시의 불빛이 보이면서 거대한 항공기는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항공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이와 같은 즐거움은 상상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은 청량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항공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시간에 쫓기기도 하고, 혼잡한 공항, 출국수속의 번거로움, 출국장까지 이동거리, 출발시간까지 장시간 대기, 수면 부족 등으로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에 벌써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상보다 낮은 기압, 체내 가스의 팽창, 소음, 진동, 때때로 예고없이 찾아오는 기체흔들림, 낮은 습도 등의 기내환경도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건강한 사람들은 기내환경이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심장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수술 직후, 심한 빈혈을 갖고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지상에서 건강에 이상증상이 있었던 승객들이 탑승 후 응급환자로 돌변하는 사례들이 심심찮게 발생한다. 여기에는 기내에서 겪는 다양한 스트레스도 영향을 주지만 무엇보다 사전준비 없이 탑승한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는 승객의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건강상태에 있는 승객은 반드시 항공사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리고 의학적 허가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기내에서 응급환자가 발생되면 당사자는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이나 주위 승객들마저 마음 조이게 된다. 가벼운 증상이나 부상일 경우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객실승무원들이 돌볼 수 있으나, 태평양 상공에서 응급치료가 필요한 중환자가 발생되면 설사 훌륭한 의사승객을 만나는 행운이 찾아와도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기내에 준비된 의료기기와 의약품만으로는 모든 응급환자를 돌보기에 역부족이고 비상착륙을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방은 최선의 치료가 될 수 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최근에 건강이상으로 치료를 받은 승객이라면 일차적으로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 나의 건강상태가 항공여행에 적합한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항공편 예약 시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리고 항공사 의무부서로부터 의학적 허가를 받는 것이 안전한 항공여행을 위한 가장 좋은 처방이라 할 수 있다.

- 한복순 강북삼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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