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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종 공공미술 이야기]코엑스 마이스 클러스터 사업, 문화재생 프로젝트로 접근해야

수익에만 급급하면 본질 흐려져,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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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3호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2014.04.07 13:35:20

변보경 코엑스(COEX) 사장은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와 사업설명회를 갖고 “코엑스는 마이스(MICE)산업 전체를 놓고 관광과 문화, 전시, 컨벤션, 쇼핑 등이 융합된 모델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스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박람회 등 문화산업을 말한다. 코엑스는 자사 구조 변경이 끝나는 2015년을 기점으로 무역센터 일대 카지노와 호텔, 도심공항, 면세점 등을 하나로 묶어 거대 마이스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마이스 클러스터 추진위에는 코엑스를 비롯해 그랜드코리아레저, 메가박스, 서울오션아쿠아리움, SM엔터테인먼트, SK네트웍스 워커힐, 파르나스호텔, 한국무역협회, 한국도심공항, 한무쇼핑, 한무컨벤션,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등 12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코엑스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무역협회도 ‘운영주체’로 참여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더 나아가 코엑스는 기존의 전시 컨벤션 주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문화 산업 회사로 탈바꿈하겠다고 한다.

수익모델에 대해선 “12개사는 수익이 우선이고, 코엑스나 무역협회는 공공성과 수익성을 추구하려고 한다.”며 “공동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각 사가 협의해 분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코엑스는 곧 문화계인사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무역센터 마이스 클러스터 자문위원 위촉식과 포럼’을 개최한다. 자문위원들은 마이스 클러스터의 첫 사업으로 2015년 5월 열릴 ‘세베토(SEBETO Seoul + Beijing + Tokyo) 강남페스티벌’ 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코엑스 일대에서 한류 이벤트 ‘C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는 ‘무역센터 마이스 클러스터 위원회’가 ‘규제 지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예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 그랜드 코리아레저, SM엔터테인먼트 등이 주도하는 이 축제는 마이스 클러스터의 일환으로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능가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한류스타 팬 사인회를 통해 1만 명의 관광객을 모집하는데 지자체의 광고 규제가 과도한 발목잡기라는 뉴스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역 일대를 제외하고 강남구 전역은 ‘광고물 규제 지역’으로, 마이스 클러스터 사업은 지역 문화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억 예산을 들여 대통령까지 관심을 보이는 문화 클러스터 사업을 한다는 것이 고작 한류연예인 팬 사인회라는 것 자체인지 의구심이 든다. 코엑스 변보경 사장의 개인 아이디어인지, 승진에 급급한 기획팀의 과도한 충성인지, 연회기획사에 발목 잡힌 실무 담당자의 실책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투철한 공공성에 충실한 국익창출이 중요

공공 시설물이 거액을 들여 사인회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은 사기업을 위한 공기업의 재능기부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연예기획사를 위한 현수막을 걸기 위해 공기업이 지자체에 압력을 넣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투철한 공공성에 충실한 국가관이 우선돼야 한다. 

사실 연예인 사인회나 사행성 전시를 유치하며 공간을 억지로 채우는 것은 문화예술이 아니다. 바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파악하고 관리해 그것을 문화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코엑스 전시장에 입장하려고 줄을 선 관람객들. 사진 = 왕진오 기자


코엑스를 중심으로 삼성동에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예술가들의 조형물들이 산재하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유휴 공간들이 넘쳐난다. 다채롭게 계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풍부한 문화의 블루오션을 모른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실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문화산업 프로젝트의 기획은 도시의 공식적인 표면을 재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용자 경험을 단순화해 값진 도시의 랜드마크를 다시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코엑스를 배경으로 하는 예술과 건축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다양한 담론과 실천들이 끊임없이 교섭하는 문화정치의 플랫폼으로 작동해야 한다.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무역센터는 지금이라도 연예기획사와 광고 홍보업자들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무역센터가 내포한 문화 자산의 연구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마이스 클러스터 사업은 단순한 수익 사업이 아니다. 강남이라는 지역성에 기반을 둔 도시문화 환경 개선과 삼성동이라는 지역 커뮤니티 생성에 목적을 두는 소셜 이노베이션의 일환으로써 접근해야 한다.

동시에 사회 과학적 측면에서 다양한 시민의 역할을 확장시키고 문화 생태계 확보라는 사회의 요구를 강화시키는 언어로 발전시켜 계층 간 갈등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더 나아가 새롭게 부상하는 UI, UX, HUMAN INTERACTION, 정보디자인 등 구조적 전문가들과 설치 예술가, 미디어 아티스트, 시인, 소설가, 거리 무용가, 연극인 등 다양한 문화인에게 다채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시민 공동체들의 건전한 행동변화를 촉진시키는 문화 활성화 도구로 상징적으로 활용해야한다.

-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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