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왕진오 기자)'불과 재의 시인'으로 불리는 작가 남홍(58)이 자신의 30여 년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삶과 죽음의 순환에 관한 성찰'을 표현한 작품을 가지고 10일부터 29일까지 서울 통의동 진화랑 전관에 작품을 펼쳐 놓는다.
남홍은 산, 봄, 나비 등을 주된 소재로 '희망'을 이야기 하는 비상의 이미지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낸다.
"작품에는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언니를 잃고 겪었던 절망을 딛고 일어나는 희망을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절망적인 시기를 보냈을 때,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고 작품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게 됐죠"
한지를 불태워 소원을 비는 민속행위를 하고, 남은 부분과 재로 그림을 만들고, 장구를 치며 살풀이 춤을 추는 독특한 퍼포먼스는 한국의 제의적 의식을 은유한다. 살풀이 춤은 그림 속에 등장하는 나비의 날개 짓 형상의 연장선으로 얾매인 것으로부터의 탈출과 자유로움, 이를 통해 얻는 행복과 희망을 상징한다.
"흐르는 것을 좋아해요. 마치 감동이나 눈물같죠. 마음이 녹아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브이터치를 하는 것은 복을 부르고 구도의 자세로 태운후 콜라주를 한 뒤에 물감을 발라서 표현한다"
잘한다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작가는 동양문화를 가지고 몸이라는 도구를 통해 미래적인 지향점을 찾고 있다.
"물감 통 여는 순간 얼굴에 기쁨이 가득해집니다. 누구에게 시키지도 않고, 그림을 그리기 전에 하얀 캔버스를 볼 때 가장 행복합니다. '오늘 죽어도 좋아'하고 살고 있죠"
이번 전시는 인류 공통의 화두인 삶과 죽음을 한국적 정서로 풀어낸다는 점에 의의가 있고, 문화예술의 융합을 홀로 역동적으로 펼치고 있는 남홍의 열정을 확인하는 자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