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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경영자 출신 정몽준, 잠자는 서울 깨우겠다”

“박원순, 큰 사업에 경계심…서민 vs 재벌? 안철수도 자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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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0호 정찬대 기자⁄ 2014.05.29 08:58:56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5월22일 오후 중구 신당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열린 최창식 중구청장 후보 출정식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가 박원순 후보와의 경쟁이 ‘재벌 대 서민’ 구도로 짜였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편가르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 서민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23일 CNB와 인터뷰에서 “자기편은 문제없고, 상대편만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도 기업인으로 성공한 자산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의사가 꼭 아파봐야 병을 잘 고치는 것은 아니고, 아픈 사람이라고 해서 의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핵심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능력과 실천력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재벌이란 이유로 서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란 야권의 공세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정 후보는 또 “박원순 후보 경력이 대부분 남을 감시하고 잔소리하는 시민단체에서의 활동이다 보니 남이 하는 큰 사업에 지나친 의심과 경계심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특정 가치에 대한 믿음이 강하면 일반적으로 투박하고 거칠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신념이 더욱 파괴적이란 지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서울은 큰 규모의 경영을 해본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잠자는 서울을 깨운다는 생각으로 좋은 투자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향후 시정에 대해 언급했다. 아울러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우리사회 부정부패에 대해 “모든 적폐를 일소할 생각”이라며 “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시민에 안전에 두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막내아들과 부인에 대한 구설수 △박 대통령 대국민담화에 대한 생각 △박원순 후보에 대한 평가와 서울시 문제점 △본선에서의 경쟁력 △대권도전에 대한 입장 등을 밝혔다.

<다음은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 지난 14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13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7년 만인데, 소감과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27년간 시련도 있었지만 국회는 제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무엇보다 국민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웠고, 절충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고민하고 토론했으며, 이를 정책과 법안에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제가 한나라당 대표직을 그만 둘 당시 야당 대표께서 ‘정 대표는 여야 관계를 부드럽고 조화롭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여야 관계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국회의 기능과 정치를 복원시키려는 노력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얘기가 저의 27년 정치생활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다.


- 후보 수락 연설에서 보인 눈물이 화제가 됐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보여 지는데.

경선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등 절제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막내아들의 철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없다. 제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본인 말에 따르면 추모의 글도 많이 썼다고 하는데, 어쨌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참사이자 비극이다. 막내아들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 아들에 이어 부인께서도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는 등 구설수에 올랐는데.

당내 경선 당시 당원들이 집사람을 초청하면 가끔 그 자리에 참석하곤 했다. 선거 관련 규정이 워낙 까다롭기 때문에 늘 조심하고 있다. 저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정몽준을 지지해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한 것이다. 선거판에서는 고발도 많고, 저도 그간 많이 당했다. 다만, 불법선거운동으로 고발됐다며 큰 뉴스로 보도돼  모르는 사람들은 ‘집사람이 돈봉투라도 돌렸나’하는 생각을 갖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가만있으면 안 되겠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먼저 설명했다. 그리고 선관위에 이에 대해 확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6·4 지방선거 공식선거전 첫날인 5월22일 정몽준 후보가 지하철 2호선에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후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전 최고위원 모두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역시 본선에 나가서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여당 후보로서 저에게 기대를 모아주신 게 아닌가 한다. 당원 동지들이 저를 서울시장 후보로 뽑아준 것은 서울시민들이 바라는 서울, 살고 싶은 서울, 자랑스러운 서울을 만들어 달라는 지상명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집권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돼 책임감도 크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반듯한 선거를 치르도록 하겠다.


- 박원순 현 시장과 맞붙게 됐다. 박 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박원순 후보는 신념이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온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소통과 공감능력 또한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특정 가치에 대한 믿음이 강하면 일반적으로 투박하고 거칠어지는데,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와 같이 매혹적인 어휘로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는 박 후보의 신념은 더욱더 파괴적이란 지적도 많다. 대한민국을 부패와 불의, 비(非) 인간과 반(反) 인륜이 만연한 나라로 생각하고, 국가보안법의 존재는 국민 생활 전반에 걸친 족쇄라고 말하는 분의 소통과 공감은 되레 위험하고 위태로울 수 있다.


-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재벌 vs 서민’ 경쟁이란 지적도 있는데.

‘재벌 대 서민’의 대결구도를 주장하는 사람은 편가르기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 서민을 이용하고 있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서울 동작구에 출마할 때 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그렇게 공격했고, 지난 19대 총선 때는 민주당 이계안 후보가 그랬다. 이 후보는 특히 현대자동차 사장까지 지낸 분임에도 저를 0.01%, 본인은 99.99%를 대표한다며 공격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도 기업인으로 성공한 자산가이다. 자기편은 문제없고, 상대편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태다. 의사가 꼭 아파봐야 병을 잘 고치는 것은 아니다. 아픈 사람이라고 해서 의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핵심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능력과 실천력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다.


- 박원순 후보에 대해 ‘시민단체 직업병에 걸린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박 후보 경력의 대부분이 남을 감시하고 잔소리하는 시민단체에서의 활동이다. 제 주변에서는 본인이 큰 결심을 안 해봤기 때문에 남이 하는 큰 사업에 지나친 의심과 경계심을 나타내는 것 아닌가 하는 뜻에서 시민단체의 오랜 직업병이란 평가를 하고 있다. 결국, 서울은 큰 규모의 경영을 해 본 사람이 맡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서울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며, 반드시 개선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서울시 인구는 천만 명 이하로 떨어졌고, 주거·환경 등은 도쿄 등과 비교해 나빠졌다. 여기에 생활 물가는 세계적 수준으로 상승했다. 잠자는 서울을 깨운다는 생각으로 좋은 투자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내수 진작만으로 경제 살리기는 한계가 있다. 서울에서 3시간 비행거리 안에 15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들 외국인을 끌어들여 서울 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늘릴 것이다. 또 복지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인데, 앉아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찾아가서 실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복지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 박원순 후보의 현역 프리미엄을 뛰어 넘을 정몽준 후보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인가.

저는 여러 분야에서 많은 목표를 향해 도전하며 살아왔고, 결실과 성과를 이뤘다. 88서울올림픽 유치, 2002월드컵을 유치 및 4강 신화 달성 등이 그 대표적이다. 또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5년 연속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선정됐다. 울산을 떠나 출마한 동작구에서 2번씩이나 지역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것은 주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지난해 서울대 행정대학원 연구소의 주민행복도 조사에서 동작구는 전국 230개 지방자치단체 중 제주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정몽준 후보가 5월23일 서울 영등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 배식봉사를 한 뒤 노인들과 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상당한데.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저 역시 여당의 중진의원 출신이자 서울시장 후보로서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다. 국가 개조도 필요하고, 관피아(관료 마피아)와의 전쟁도 중요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부정부패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여 진다.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부정부패는 물론 모든 적폐를 일소할 생각이다. 국민 여러분께 잘못됐다는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어떻게 봤는가.

박 대통령께서 어려운 시간 보내고 있다고 느꼈다. 본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했는데, 정치권은 물론 전체 사회지도층 역시 이번 참사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 일각에선 해경 해체 이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박 대통령은 올해 집권 2년차를 맞아 기업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경기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더불어 그간 추진해온 각종 국정 과제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상황이 어렵게 됐다. 당장 세월호 참사 수습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국정의 다른 영역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드러난 각종 문제점에 대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거듭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가 재난대응 및 관리 체계의 일신과 공직사회에 대한 고강도 개혁 메지시를 내놓으신 만큼 추진 경과를 지켜보는 게 순서일 것 같다.


- 정 후보는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된다. 서울시장 이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많은데.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를 마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아주 즐거운 마음으로 시민들과 함께 임기를 마칠 것이다. 저는 평소 ‘공직은 죽음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즉, 피하거나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제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것도 마찬가지다. 당은 서울시장 탈환을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 주길 원했고, 저 역시 이대로 서울을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39세 총리가 선출되고, 미국도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가 모두 40대 초반이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도 4년 후 젊은 사람들이 (대권주자로)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다.


- 서울시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 차차기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임기를 완수할 것이다.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시민들과 조기축구도 하고, 등산도 하면서 즐겁게 지낼 생각이다.


- 마지막으로 서울시민들께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 달라.

세월호는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화물을 싣기 위해 평형수를 빼 결국은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채 기울어져 침몰했다. 대한민국 그리고 서울이라는 배는 절대 그렇게 돼선 안 된다. 나쁜 사람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처벌만 갖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감독 기구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하고, 국회도 잠자는 국회, 의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에서 깨어나야 한다. 서울시장이 되면 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시민의 안전에 둘 것이다. 시민의 안전을 팔아 사익을 챙기는 부패 구조를 반드시 뿌리 뽑도록 하겠다.

- 정찬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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