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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로 온 부처, 위트있게 현대인의 상처를 치유하다

무위 작가, 상처와 초월, 탱화로 재해석한 현대인의 자화상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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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4.09.30 14:42:52

▲무위, '수월관세음보살-진의'. 188x108cm, 2014.

(CNB=왕진오 기자) 숭고한 깨달음의 상징이던 석가모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흥미로운 전시가 10월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통인동 갤러리 피아룩스에서 열린다.

연반 위에서 가부좌를 튼 모습으로 아이패드를 듣고 있거나, 세월호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수월관음의 모습 등 우리 현대인의 관점에서 해석한 새로운 형식의 탱화이다.

세월호 참사를 향해 건네는 치유의 그림 '수월관음도-진의'는 현대사회르 위트 있게 재해석한다. 달빛 닮은 광배를 배경 삼은 관음보살이 뒤집어 가라앉은 배와 무고한 영혼들을 묶어 끌어 올리는 줄엔 노란 리본이 달려 있다.

작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참사에 대한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이젠 극락왕생을 기원하듯 치유하자고 호소하는 듯하다.
 
이 작품을 선보이는 무위(41) 작가는 대한불교조계종 불국사승가대학을 2010년에 졸업했으며, 2011년 비구계를 수지했다. 현재 현대인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불교적인 가르침을 인지할 수 있도록, 전통불교의 탱화 기법을 현대화 하는 작품 활동을 겸하고 있다.

▲무위, '석가모니-지혜'. 130x97cm, 2014.

“이번 그림은 고려 불화의 정통을 근간으로 했지만 종교적인 관점이라기 보다는, 일반 대중들이 알 수 없는 경전과 불교적 코드를 위트를 가미해 현대적인 개념의 새로운 탱화를 탄생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경전 속에 잠든 부처님이 아니라, ‘세상의 아픔을 향해 먼저 손을 건네는 친숙한 초월자’의 모습으로 재해석 하였습니다.”

이번 'COME TO NOTHING' 전시에는 총 15점 정도가 출품되며, 이중 6점은 100호 상당의 큰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들은 크게 “진의, 지혜, 진리, 회환”이라는 4개의 불교적 카테고리를 모티브로 "21세기에 부처라는 수퍼 히어로가 온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관세음보살-진리' 작품은 초월적 존재인 관세음보살이 아이폰을 보며 패닉에 빠져 있고 특유의 불교적인 손가락의 제스츄어를 취하며 거리를 둔다. 그 뒤로 보통의 탱화에 쓰이는 경전 대신 의미 없는 혹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들이 흘러 내린다.

'석가모니-지혜'는 혼탁한 한국 사회의 고통과 뒤틀린 현실이야기로 가득한 신문기사를 배경으로 앉은 석가모니는 이어폰을 끼고 명상에 잠겨 있다. 이런 추세라면 황금빛 아우라 마저 퇴색될 기미다. 그 아래 홀로 기어가는 달팽이 모습은 또 다른 해탈의 지혜를 보여주는 듯하다. 

무위의 그림은 어느덧 탱화라는 장르를 넘어 편안하게 읽혀지고 다가오는데 이것은 소위 작가의 필력이라 할 수 있는 정치(精緻)한 힘에서 비롯된다.

상들이 자리잡은 구도는 정연하고 안정적이며 인물의 얼굴과 자세, 의습선 등은 감탄을 자아낼 만큼 집요하게 마감되어 있다.

색 배합은 전통적인 홍색과 녹색, 황색을 살렸으나 전체적인 배합은 모던하며 위트 있는 표현법들은 젊은 관객들의 시선까지 사로 잡으며 탱화라는 장르를 새롭게 인식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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