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한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속적인 고공행진을 보이며 식지 않고 오르고 있다.
전세시장 상황도 녹록치 않아 내년 서울 아파트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인근 중소도시로 떠밀려 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퍼져 나가고 있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2% 올라 25주 연속 상승했다. 전통적으로는 이사철이 이미 지났지만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서초구와 학군 수요가 몰린 강남구, 노원구 등의 오름세가 컸다.
아파트 입주 물량은 감소하고 있는데, 재건축·재개발사업 활성화로 이주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전세난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 내년 서울에서 이주가 시작되는 재건축단지는 2만1000가구에 이르고 있다. 재개발사업 물량도 3만6603가구에 달해 전세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18가구로, 올해(3만6860가구)보다 45%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재개발·재건축사업 추진이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부족한데다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가 겹치며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것도 전세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전세 보증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주인들이 빠른 속도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는 반면,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져 구매심리가 위축돼 집을 구하지 않고 전세로 눌러 앉으려는 세입자들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이 37.7%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31.2%)보다 6.5% 포인트 늘어난 수치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에는 서울지역 월세 비중이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최근의 전세난 원인은 임대 주택 물량이 부족하기보다는, 주택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세를 원하는 수요자가 증가한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