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연말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아울러 환율 변동성은 전 세계적으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으로 커진 상태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환율 변수가 각국의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JP모건글로벌FX변동성지수(전 세계 환율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전날 9.53(중간 값 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약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7월에 JP모건글로벌FX변동성지수는 5.29까지 내려갔다가, 하반기 들어 상승폭을 높이며 직전 고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8월 30일에 기록한 10.40이 직전 고점이다.
국내 증시의 경우 원·엔 재정환율이 100엔당 920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환율 변수에 따른 불안감이 확산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반면 일본 증시는 환율 이슈가 호재로 작용한다. 최근 엔화가치는 달러 당 120엔대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종합적인 가치를 뜻하는 실질 실효 환율 시세는 지난 1973년 1월 이후 4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같은 엔저를 등에 업고 닛케이평균주가와 토픽스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9.34%, 10.27%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에 코스피는 2.01%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앞에 주요국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내년 1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내년 6∼7월 정도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미 그전에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가 본격화돼 달러 초강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 하락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가가 급락으로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 이탈과 신흥국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 약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실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유럽과 일본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여기에 중국까지 환율전쟁에 뛰어든다면 내년 1분기 글로벌 외환시장은 큰 격랑에 휩쓸리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