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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멈추지 않은 신진작가 등용문,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모색‘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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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4.12.24 17:17:57

▲김도희, '야뇨증'. 종이, 어린아이의 오줌(동자뇨), 840cm×300cm, 2014.

(CNB저널=왕진오 기자) 실험정신과 잠재력이 돋보이는 차세대 신진작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윤남순)이 1981년 시작한 '젊은 모색'의 18번째 전시가 12월 16일 막을 올렸다.

김하영, 김도희, 노상호, 조송, 윤향로, 오민, 권용주, 김응용 등 회화, 한국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작업을 펼치는 작가 8명이 최종 선정되어 과천관에서 저마다의 색깔 있는 작품을  2015년 3월 29일까지 선보인다.

참여 작가들은 최근 일련의 사건을 반영하듯 현실적인 사건이나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향해 노골적인 일침을 가하기보다는 자신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혼동을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현실을 적절히 섞어 '잔혹동화'처럼 우회적인 의미를 부여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노상호, '메르헨 마차', 설치, 스텐, 목재, 200 x 200 x 110 cm, 2013.

과천관 전시장에 걸린 가로 8m, 세로 3m 크기의 장지에 약 100리터 가량의 어린아이 오줌을 붓고 말리기를 반복해 만든 김도희(35) 작가의 '야뇨증'은 젊은 아티스트의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인 느낌을 강하게 드리운 작품이다.

미술관이라는 권위적인 공간에 어린아이의 오줌 지린내가 나는 작품을 걸었고, 이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에서 인간의 근원을 조명하는 작가의 의도를 펼쳤다.

김 작가는 "가치나 의미로 해소되지 않은 채 쌓인 경험이 더 이상 은폐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마치 찢어진 상처 틈에서 새어나오듯이, 잠결에 악몽을 틈타 오줌이 이불을 적시듯이, 또는 모체의 틈을 찢고 튀어나오듯이 그렇게 얼룩이라는 몸과 지린내라는 숨을 얻어 자연발생된 것이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참여 작가 노상호(28)는 자신이 만든 마차를 끌고 나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이 이야기를 영상으로 구성해 전시장에 설치한 마차에서 상영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권용주, '폭포'. 설치, 오브제와 수중펌프를 이용한 인공폭포, 가변크기, 2014.

전시장 중앙 홀에 인공 폭포를 설치한 권용주(37)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얻을 수 있는 싸구려 건축자재, 공사 폐기물 같은 버려진 부산물들을 이용해 거대한 물줄기를 연출했다.

또한 거리에서 자주 마주치는 재활용품을 모아 고물상에 파는 노인들의 모습을 중첩시켜 개인이 사회 안에서 생존하는 방식과 그 흔적을 담아냈다.

'젊은 모색 2014'전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일상 속에서 지각되는 사회의 긴장과 충돌을 해결하려 하거나 직접적인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일상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그려냈다.

사회 현상을 가장 첨예하게 온몸으로 부딪히며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우리 시대의 현실은 기성세대가 느끼는 감성과는 거리감이 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이들이 풍부한 상상력으로 해석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은 향후 한국 미술의 가능성을 예측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젊은 모색'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가장 오래된 정례 전으로 1981년 덕수궁미술관의 '청년작가'전으로 출발했다. 1990년부터 '젊은 모색'전으로 이름을 바꿔 격년제로 열리다 지난해부터 연례전으로 개최돼 신진작가 소개의 기회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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