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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구병두 건국대 교수) 을미년 벽두부터 취학 전 교육기관인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들의 아동학대 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아동학대는 인권침해 사건으로, 인권 문제에 관한한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교육기관에서 일어난 사건이기에 충격은 컸다. 아동학대의 유형과 그 정도도 자유가 제한되어 있는 특수집단에서나 있을 법한 반인륜적인 행태와 유사해 국민적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가 불과 반세기 남짓한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에서 잘사는 나라로 탈바꿈하는 데 원동력의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교육이다. 그러므로 국가발전에 대한 교육의 기여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힘들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체벌을 받거나 동료들에게 집단따돌림을 당해도 부모님을 감쪽같이 속였고, 행여나 부보님에게 들통 나는 날이면 부모들이 원인을 물어보기는커녕 다짜고짜 ‘선생님의 말씀 잘 안 들어 야단맞은 게 당연하다’면서 되레 혼났다. 그러한 행태는 당시 어느 가정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고 우리나라 보편적인 부모들의 교육적 정서였다. 다름 아닌 그러한 부모들의 행태와 교육적 정서가 오늘날 취학 전 교육기관인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어처구니없는 일련의 폭력사건들이나 아동학대 사건의 단초가 되었던 게 아닌가싶다.
요즈음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교사가 체벌을 가할 때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왜 체벌을 받아야 하는지를 꼬치꼬치 따지고 든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옛날에 비해 학교체벌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지적 수준이 덜 발달된 어린이집 아동들의 학대 사건과 폭력 사건은 아직도 인권의 사각 지대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통해 밝혀진 실제적 장면을 눈으로 확인한 이 나라 국민들은 할 말을 잊었다. 우리나라 어린이집의 CCTV 설치 비율이 20%를 약간 상회하는 것에 비추어본다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날이면 어디 부모들이 자녀를 취학 전 교육기관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