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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건강 칼럼]파킨슨병 환자에 독 되는 조급증

약물치료 효과 더디다고 대체요법 받으면 평생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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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1호 김지영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과 교수⁄ 2015.03.12 09:12:39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지영 인제대 서울백병원 신경과 교수) 1817년 제임스 파킨슨이라는 영국 의사는 “몸이 떨리고,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린 증상”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환자를 자세히 기록하면서 이러한 질환이 뇌에서 비롯할 것이라고 처음 주장했다. 이 질병은 이후 의사의 이름을 따라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이라고 불렸다.

파킨슨병은 흔히 손발이 떨리고, 몸이 굳어지고, 행동이 느리고, 얼굴 표정이 없는 증상을 보인다. 또 걸음을 걸을 때 보폭이 좁아지고 앞으로 쏠리듯이 빨라지면서 자꾸 넘어지기도 한다. 흔히 주위 사람들로부터 ‘행동이 굼뜨다’, ‘느리다’는 지적을 받게 된다.

초기에는 단지 쉽게 피곤해하거나 움직임이 둔하며, 간혹 가만히 있을 때 손 떨림이 일어나는 증상으로 시작된다. 파킨슨병은 뇌의 특정 부분 신경세포들이 퇴화되거나 죽어감으로써 그 부분의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던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부족해져서 생기는 질병이다.

이러한 파킨슨병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파킨슨병이다. 다른 하나는 외상, 뇌졸중 등의 혈관성 질환 및 감염의 후유증이나 약물, 망간, 연탄가스 등과 같은 독성에 의한 2차성 파킨슨 증후군이 있다.

또한 파킨슨병과 유사하지만 더 광범위한 부위의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발생하는 파킨슨 증후군이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 모두 파킨슨병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킨슨병의 일반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움직임이 둔하고 행동이 굼뜨며, 의자에서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나기가 어렵고, 팔 운동이 빠르지 못해 걸을 때 자연스럽지 않고, 얼굴 표정이 없고, 말소리도 작으며 글씨 쓰기가 어렵다.


몸 굳고 표정 없어지지만 정신은 말짱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손 떨림은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신경 안 쓰고 가만히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손이 떨리다가 손에 힘을 주거나 행동을 시작하면 떨림이 줄어든다. 또한 팔, 다리, 턱 등에서도 떨림이 일어날 수 있다.

근육이 경직되는 증상도 나타난다. 몸이 굳은 상태로, 관절 운동에서 마치 로봇처럼 굳은 상태로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준다. 환자의 관절을 움직여 보면 뻣뻣해 유연성이 없음을 느끼게 된다. 자세가 부자연스러워 몸 전체가 굽어 있어서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인다.

파킨슨병 환자는 균형을 잡는 반사 능력이 없어지면서 잘 넘어지는 보행 장애를 갖는다. 처음 보행 시작에 앞서 일어서기가 힘들고, 걸음의 첫 동작이 잘 안 되며, 안절부절 못하고 처음 행동에 주저함이 심하다가 점차 풀리듯 움직인다. 때로는 보행 속도가 점차 빨라져 마치 뛰는 듯 달려가다 넘어지기도 한다.

또한 파킨슨병으로 진단된 환자의 대부분은 이전부터 심한 변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변비는 현재 파킨슨병이 발생하기 십 수 년 전의 초기증상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뇌의 퇴행성 질환에서는 질병이 시작되기 전에 냄새 맡는 후각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타는 냄새를 맡지 못하거나 커피, 담배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이 파킨슨병에 동반될 수 있다.

우울증과 수면장애로 의욕이 떨어지고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며, 꿈이 생생하고 잠꼬대가 심해서 옆에서 자는 사람을 치거나 때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금까지 연구 개발된 파킨슨병의 치료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그리고 수술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이 세 가지 중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다. 그리고 파킨슨병을 약물로 조기 치료할 경우, 질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꾸준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어웨이크닝(Awakening, 1990년 작)’에서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 역을 열연하는 로버트 디니로(오른쪽)와 기발난 치료법을 개발하지만 결국 다시 환자가 원위치로 돌아가는 비극을 경험하는 의사 역의 로빈 윌리엄스.


파킨슨병 환자에게 있어서 정확한 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파킨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은 환자의 운동능력을 평가한 후 결정하는데 정확한 용량과 정확한 시간에 투약해야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관절이 굳고 근육이 약화돼 움직임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굳어진 근육 및 관절을 풀고 운동량을 증가시켜 주는 물리치료는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법의 하나다.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좋은 운동 요법으로는 걷기운동, 체조 및 수영 등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언어요법, 마사지, 작업요법 등이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 환자에게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운동이다. 매일 적어도 30분 내지 1시간씩 3~4km 정도를 걷는 것이 좋다. 운동은 변비에도 효과가 좋다.


빠른 효과 보겠다고 침 맞거나 하면…

최종적으로 오랜 약물 복용으로 그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에는 병들어 있는 뇌 조직을 부분적으로 파괴시키는 신경파괴술과 미세전극을 삽입한 후 외부 박동기를 통해 전류를 흐르게 하고 방해 전파로 이상회로를 차단시키는 방법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수술의 선택은 환자의 연령, 증세의 심한 정도, 동반 증상 및 이전 수술 여부 등의 여러 경우를 고려하여 결정된다. 수술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라 단지 증상을 경감시키는 목적으로 적용된다. 대개는 약물 치료를 시작한 후 7~8년 이상 경과해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심각한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사용된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동작이 느려지며 얼굴 표정이 없어져 기능이 많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경우에도 사고능력의 대부분은 정상이기 때문에 보호자는 환자를 대할 때 조심해야 한다.

환자의 많은 수가 무력감이나 우울감을 동반하므로 이와 관련해 감정적으로 잘 지지해 줘야 한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살아갈 날들의 전부를 고려하면서 치료의 계획을 세워야 하고, 약물의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치료 효과에 너무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한다. 담당의사와 충분한 의견을 나누며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워나간다.

특히 약물이 좋지 않다는 오해로 인해 침을 맞거나 다른 대체의학 치료를 하면서 병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기는 하나,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은 질환 중의 하나다. 환자와 보호자, 의사가 함께 합심해 적절한 치료를 해나가면 생활의 질을 높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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