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대상을 조각나게 촬영해 16m 얇은 영화용 필름을 직물을 짜듯 엮어 작업을 하는 작가 박승훈이 감상의 기록을 채집한 작품 18여 점을 'Textus - Travelog'라는 제목으로 5월 14∼6월 12일 서울 강남구 표 갤러리 사우스에서 공개한다.
그는 기록 매체인 필름을 엮는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변형을 통해 화면 안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그를 통해 사적인 기억과 그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 작품으로 전달한다.
그의 작업 Textus 시리즈는 텍스트(text)의 어원이 되는 라틴어 textus(직물)에서 비롯됐다. 직물의 씨줄과 날줄이 합쳐져 옷감이 되듯 그는 가로 세로로 빼곡히 붙인 16m 영화필름을 이용해 대상을 작은 조각 이미지로 분할 촬영해 그 필름들을 다시 직물처럼 엮어나간다.
이를 통해 도시와 건축물과 거리는 불완전한 형태의 이미지 파편들로 분리되고, 작가는 그 조각들을 모자이크를 만들 때의 작은 테세라처럼 하나씩 붙인다.
그 이미지의 작은 조각들은 때로는 리드미컬하게, 때로는 불협화음을 빚으며 미묘한 시각적, 심리적 울림을 가진 색과 형태와 면으로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면은 기억의 모자이크처럼 연결돼 독창적이고 새로운 이미지로 재탄생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환락의 대도시' 뉴욕의 이면을, 새벽의 어스름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