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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 - 솔비 권지안]붓 대신 음악과 퍼포먼스로 그린다

“온에어 아티스트로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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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8호 왕진오 기자⁄ 2015.09.17 08:49:06

▲권지안 ‘공상’ 퍼포먼스 장면.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10여 년간 방송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다양한 노래와 재능을 뽐내던 가수 솔비가 아티스트 권지안(31)이란 본래 이름을 내걸고 화가로서의 길을 걷는다. 다른 화가들과는 달리 자신의 주 무대였던 방송 무대를 화폭으로 삼았다. 이른바 ‘온 에어 아트(On Air Art)’다.

방송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무대가 캔버스가 되고, 여기서 펼치는 음악과 춤 등이 붓으로 움직여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것이다. 

“관객들이 과거 작품부터 신작까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시간을 내 전시장을 찾고 감동을 받는 아날로그적인 방식과 달리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고객 맞춤형 전시 형태로 꾸미려 했습니다.”

▲권지안, ‘공상’ 퍼포먼스 후 흔적.

세상에 공개된 첫 작품 ‘트레이스(Trace)’는 새 음악 작업의 음반 타이틀이기도 하다. 5년 전 치유 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작가 권지안의 변신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수 및 엔터테이너로 활동하던 솔비가 미디어에서 사람들의 머릿속에 흔적으로 남긴 과거를 그림으로 재조명하면서, 자신의 손으로 또 다른 미래의 흔적을 남기겠다는 의지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451.5 x 159.5cm, 2015.

“홀로 캔버스를 마주하고 작업하는 작가들과 달리 저는 무대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여러 스태프들과 조화를 이뤄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선보이는 데 익숙합니다. 비록 캔버스에 그려낸 이미지는 아니지만, 공기처럼 세상에 제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연예인 그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대한 반전 보여줄 터 

온에어 아트는 이러한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방송이라는 수단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던 가수로서의 익숙함이, ‘작가 권지안’으로의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새 역할을 맡았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9.3 x 153.5cm, 2015.

권 작가는 작품을 완성시킬 무대를 꾸미고, 이에 맞는 음악을 준비하고, 안무가와 함께 춤을 춘다. 그리고 선율에 따라 흐르는 몸으로 남겨진 흔적이 캔버스에 남는다. 

가수들이 다수의 곡이 담긴 정규 앨범보다 싱글 앨범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최근의 트렌드도 반영됐다. 팝 아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지적에 대해 권 작가는 “팝아트로 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작업은 팝아트라는 엄청난 장르라기보다는 팝 적인 요소를 차용해 제 스스로 만들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말보다는 자기 색깔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업을 보여주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각종 루머와 악플로 받은 상처의 치유를 위해 선택했던 그림이었다. 아직도 작가라기보다는 가수 솔비의 이미지가 먼저 부각되지만, 그는 자신의 모습을 검은 도화지에 비유한다. 그동안 보여준 것들에 의해 솔비라는 캔버스가 검게 칠해져 있다면, 과거 자신의 색을 조금씩 지워나가면서 하얀 캔버스로 만들어가는 반전의 주인공이 권지안이라는 이야기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168.5 x 153.5cm, 2015.

미술이 불친절하다고, 그래서 “영상을 만들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싶다”는 그녀는 영악하다. 실제로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상상하게 만들고 싶은 의도가 있다. 작업을 위해 취했을 작가의 자세와 고민들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아주 강렬하게 심어주는 것이다.

온에어 아트는 즉흥적으로 표현하는 행위예술가의 퍼포먼스는 아니다. 사전에 계획된 미술과 음악의 완성을 위해 만들어진 작업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형태다. 

▲권지안, ‘공상’. 캔버스에 혼합 재료, 223 x 158.5cm, 2015.

권 작가는 “제 작업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예술을 잣대로 편견을 가진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절한 방법과 불친절한 방법 중 익숙한 친절함을 내세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편견을 불식시켜 보겠습니다”고 밝혔다.

그녀는 온에어 아티스트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고 9월 10∼13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Untitled Warehouse에서 공개 전시를 펼쳤다. 앞으로 그녀는 작품 제작의 과정까지 담은 영상을 주기적으로 웹 전시공간을 통해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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