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낮선 도시를 홀로 걸으며 바라봤던 건물들의 이미지들이 물감의 두터운 질감에 덮여 흐릿하지만 기억을 떠올리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매일 접하는 골목길조차도 의식하지 않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이국적인 모습은 어떤 방식으로 다가설까? 도시풍경을 그리는 송지연(34) 작가는 삶 속에 함께하는 이들의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한다.
작가의 캔버스에 담긴 건물 이미지는 작업실 주변이나 지나쳤던 길 등에서 느꼈던 환경과 세월에 따라 변하는 감정의 결과물이다.
그가 프랑스 '파리국제예술공동체'에서 머물며 작업한 37점의 작품을 갖고 10월 14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그곳을 바라보다' 타이틀로 개인전을 진행한다.
송 작가의 특징은 두툼한 질감과 거친 화면으로 요약된다. 작가는 곧고, 딱딱한 빌딩으로 이루어진 풍경을 감각적으로 풀어내, 보는 이에게 따뜻하고 아득한 느낌을 보여준다. 이 도시풍경은 작가가 자연과 함께 바라보는 유기적 공간이자 평범한 일상의 공간이다.
전시장에 걸린 '사그라다 파밀리온에서'는 가우디 양식의 웅장하고 섬세한 대성당의 모습이 아닌 아틀리에 창을 통해 바라본 바르셀로나의 도시풍경을 그렸다.
작가는 특정 도시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방문해도 평범한 도시의 모습으로 그리는 차별화된 화면을 연출한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떠난 프랑스 생활이 아니었기에 보이는 그대로 공간을 느끼고 나만의 것을 찾고 싶었습니다.”
작가는 2006년 첫 개인전 당시 지하철과 쇼핑몰 안에서 사람들이 뒤엉킨 듯 한 모습을 그리며 복잡한 심리상태를 전달했다. 이후 빌딩과 도로, 주변의 다양하고 복잡한 사물들이 작품을 완성시키는 요소로 등장했다. 도시는 작가의 일상과 감정에 따라 다양한 색상으로 변신한다.
송지연 작가는 선화랑 38년 역대 초대작가 중 가장 젊은 작가라는 점도 눈길을 모은다. 2014년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어포더블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품이 모두 판매됐고, 2015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서도 그의 작품은 인기를 모았다. 전시는 10월 27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