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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미술관이 딴짓하니 사람 몰리네”

전시와 연계한 음악회·파티 등 다용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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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3호 김금영 기자⁄ 2015.10.22 08:52:12

▲소다 미술관에서 열린 ‘마스플리마켓’ 현장. 재생을 주제로 다양한 아이템이 오갔다. 사진 = 소다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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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딴짓 하지 마!”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졸거나 만화책을 보면 어김없이 분필이 날아오곤 했다. 그런데 미술관이 본업인 전시 이외에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며 딴짓을 벌이니 오히려 사람들이 재미있다며 몰려든다. 그런 딴짓의 종류도 다양하다. 


소다 미술관, 인디 뮤지션과 윈윈 전략

소다 미술관은 최근 정기적으로 준비하는 전시 이외에 10월 31일 열 ‘소다 할로윈 파티’ 준비에 바쁘다. 미술관 회원(소다 패밀리)을 위한 파티로, 70명을 초대한다. 입장 시 파티 가면을 나눠준 뒤 페이스 페인팅, 바비큐 파티, 단국대 무용학과 학생들의 퍼포먼스, 트라이 에그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10월 10일엔 ‘마스플리마켓’이 열렸다. 소다 미술관이 4~6월 연 ‘리본(Re: Born)’전의 연계 행사로, 6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올해는 전시 주제인 재생을 키워드로 삼아, 나에게 쓸모없어진 물건도 남에게는 쓸모있는 물건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에서 플리마켓(벼룩시장)으로 진행됐다. 이밖에 인디 뮤지션을 초대해 공연 장소를 제공하는 ‘토토밤 스테이지’도 꾸준히 열고 있다.

소다 미술관은 본래 찜질방이었던 공간을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곳이다. 류다움 큐레이터는 “찜질방을 리모델링할 때부터 전시 이외에 다양한 행사를 열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다. 보통 전시를 보러 오면 휙 둘러보고 5분 만에 나가기 일쑤지만 전시 이외의 행사가 있으면 좀 더 오래 머물면서 호기심을 보일 때가 많다. 그러면 전시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더 높아지더라. 전시라면 어렵고 진부하게 느끼지만, 나들이 개념으로 바꾸면 보다 쉽게 관심을 갖고 방문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사엔 재관람객 또는 가족 단위 방문객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토토밤 스테이지는 소다 미술관이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 중 인기가 높다. 주로 야외의 잔디 광장 또는 미술관 옥상에서 진행된다. 야외에서 작품 전시와 음악을 동시에 즐기는 장점도 있다. 류 큐레이터는 “인디 뮤지션의 신청을 받아 음악을 들어본 뒤 퀄리티 높은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음악 선별 과정을 거친다. 입장비 3000원을 받는데, 모두 뮤지션에게 전달된다. 전시와 음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작은 지원”이라며 “뮤지션의 촬영 장소로 미술관을 제공하는 등 서로 윈윈 전략을 펼친다. 홍대앞 거리처럼 미술관에 사람이 많진 않지만 뮤지션에 집중되는 공간 분위기여서 참여 뮤지션들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추워져 야외 활용 행사들은 잠시 중단되지만, 소다 미술관은 추후 열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류 큐레이터는 “미술관이 개관 기획 전시를 선보인 지 1년이 안 됐지만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토토밤 스테이지와 플리마켓을 열며 소통에 힘썼다. 내년엔 더 많은 프로그램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루메 미술관, 전시 연계 음악회로 관심

블루메 미술관은 지난 2014년 12월 열린 ‘힐링 콘서트’에 이어 올해도 전시 연계 음악회를 연다. 10월 24일 공개될 음악회 ‘코끼리, 안녕’이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코끼리 주름 펼치다’전과 관련된 음악회다.

지난해에는 김기철 작가의 개인전 ‘침묵의 소리’의 맞춰 힐링 콘서트가 진행됐다. ‘소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전시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클래식 연주자로 구성된 에이블뮤직그룹의 콘서트가 어우러졌다. 침묵 또한 소리가 될 수 있다는, 즉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듣는 소리가 중요하다는 희망과 가능성의 메시지를 전한 음악회였다. 올 12월에도 에이블뮤직그룹과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2014년 12월 블루메 미술관에서 열린 ‘힐링 콘서트’ 현장. 김기철 작가의 개인전 ‘침묵의 소리’에 맞춰 에이블뮤직그룹이 참여했다. 사진 = 블루메 미술관

지난해 소리를 이야기했다면 올해 주제는 시각이다. 코끼리의 육중한 움직임을 상상시키는 작은 조각 작품부터, 코끼리의 뒷모습을 그린 엄정순 작가의 그림과 신작 드로잉 설치, 그리고 코끼리의 모습을 상상해 만든 시각장애 학생들의 조각 작품 등이 ‘코끼리 주름 펼치다’전에 펼쳐진다. 

김은영 블루메 미술관 큐레이터는 “지난 힐링 콘서트 당시 추운 겨울임에도 많은 사람이 모여 전시의 의미를 나눴다. 뜻 깊은 자리였고 꾸준히 이런 이벤트를 만들고 싶다. ‘코끼리, 안녕’은 그 연장선상”이라며 “전시에 관심이 많은 피아니스트 우영은 씨의 도움으로 전시를 확장시킨 버전이다. 전시는 두 눈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보는 것이란 생각을 코끼리와의 만남을 통해 보여준다. 음악회는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문화 콘텐츠 연구-개발 예술가의 모임인 ‘뮤지토리’와 함께 기획했다”고 말했다. 뮤지토리는 코끼리를 소리로 표현한다. 또한 작곡가 플랑크의 ‘바바 이야기’를 각색한 ‘코끼리 뚜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연극배우의 표정을 음악으로 읽어낼 예정이다.

김 큐레이터는 “전시와 연관된, 스토리텔링이 있는 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려고 노력 중이다. 매해 8월마다 오케스트라 연주회도 열고 있다. 음악을 매개로 하면 전시에 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아이들은 전시 내용을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끼기 쉬운데, 음악과 함께 하면 더욱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더라”며 “음악을 통해 전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림 미술관, 화려한 이벤트로 눈길 끌어

지난 10월 8일, 한 전시 공간에서 관객들이 삽으로 흙을 파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대림 미술관이 한남동 독서당로에 또 하나의 전시 공간 디뮤지엄의 개관에 앞서,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사전 행사로 ‘디뮤지엄 파티 넘버 제로 - 뮤지엄 어웨이크닝’을 연 것이었다. 

▲대림 미술관 ‘디뮤지엄 파티 넘버 제로 - 뮤지엄 어웨이크닝’ 파티의 모습. 사진 = 대림 미술관

“왜 관객들이 삽을 들었냐”는 질문에 대림 미술관 측은 “행사 이벤트의 하나로 흙 속에 경품이 적힌 뽑기알을 넣어 놨다. 후원 또는 협찬으로 받은 신발, 가방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뮤지엄 어웨이크닝’은 DJ 플라스틱 키드를 초청해 신나는 음악과 영상 쇼와 함께 칵테일을 마시는 편안한 분위기 아래 진행됐다.

대림 미술관은 그간 독특하고 화려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10월 9일엔 디자이너 조규형의 한글 그림 서체를 체험하는 아트 프린팅 이벤트를 열었다. 무더운 8월엔 ‘고 서핑(Go surfing)’을 드레스 코드로 제시하고 서핑 머신 체험과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썸머 파티: 민트 버블’을 열었다. 이 현장에서도 서핑 포즈를 가장 잘 취한 사람을 뽑아 2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 등 경품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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