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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형 건강 칼럼] Q&A로 보는 ‘침묵의 장기’ 간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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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6호 류수형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5.11.12 08: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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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류수형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은 우리 몸 안에서 가장 큰 장기로, 우측 아래쪽 갈비뼈에 싸여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 받고 있다. 몸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질을 저장하고 합성하며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화학 공장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간에는 신경 세포가 없어 큰 병으로 진행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이유다. 간세포는 활발히 재생되기 때문에 어지간한 공격에도 잘 회복되지만, 한계를 넘어서면 주저앉아버려 기능을 못하게 된다.

주의해야 할 간 질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바이러스성 간염, 간에 해가 되는 약물이나 식품 섭취로 인한 독성 간염, 술을 오랜 기간 많이 마셔 오는 알코올성 간염, 면역 세포가 자기 몸을 스스로 공격해 생기는 자가 면역성 간염 등이 있다.

또 간에 지방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간과 지방간염, 세균이 침입해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간농양, 간에 물집이 잡힌 간낭종, 간이 딱딱하게 굳어 기능을 잘 못하게 되는 간경화(간경변증) 등도 볼 수 있다.

간에는 양성이나 악성 혹이 발생할 수 있다. 양성 혹은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악성 혹은 간암 등 수술 같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간 질환들을 Q&A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Q.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이란?

A. 바이러스에 의해 간에서 급성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급성과 만성 간염의 구분에서 만성은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존재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이 있다. 1980년대부터 꾸준한 예방 접종의 결과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간염은 급격히 줄었다. 하지만, C형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형 간염은 폭발적으로 증가해 최근 항체가 없는 20~30대를 중심으로 유행한 적도 있다.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대부분을 A형 간염이 차지하고 있다. 다행히 40대 이상은 어릴 때 약하게 앓고 지나가 항체가 있고, 감염되는 젊은 사람들도 대부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완치되는 경우가 많다.

Q. 간염은 어떻게 전염되나?

A. 주로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것은 B형과 C형이다. 면도칼이나 칫솔을 함께 쓴다든지, 같은 주사기를 사용한다든지 해서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을 통해 전염된다. 일상적으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행위들, 가령 식사나 악수, 포옹, 기침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는다. 단, 부부관계를 통해 전염될 수 있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배우자는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A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먹은 후 일정 기간 잠복기를 지나 발생한다.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예방 접종법이 있지만, C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

Q. 만성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어떻게 치료할까?

A. 우리나라는 아직도 인구의 약 5%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만성 B형 간염의 대부분은 태어날 때나 어릴 때 엄마를 통해 전염된다. 이를 ‘수직 감염’이라고 한다. 요즘은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B형 간염이 있으면 바로 예방 접종을 하기 때문에 아기가 B형 간염에 걸릴 확률은 많이 줄었다.

엄마로부터 전염된 B형 간염은 대부분 20~30대까지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이 시기는 면역 세포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따라서 바이러스가 숨어 있는 간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이때 간 기능은 간세포가 공격을 받지 않아 정상이지만, 바이러스는 활발히 증식해 전염력은 최대다.

그러나 면역 세포가 성숙하는 20~30대가 되면, 면역 세포는 바이러스가 있는 간세포를 공격한다. 이때는 바이러스 증식은 줄지만, 간세포의 파괴로 인해 간 기능 수치인 AST/ALT는 상승한다. 간 기능 수치를 올릴 수 있는 다른 원인들을 교정해도 3개월 이상 간 기능 수치가 높은 상태로 지속하면, 간경화 등 합병증 예방을 위해 항바이러스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현재 개량된 인터페론 주사제 및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성 C형 간염은 개량된 인터페론 주사제와 경구용 항바이러스 약물을 병합해 치료한다.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기간과 반응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C형 간염 바이러스는 6개 유전자형 중 대개 1형 또는 2형이다. 1형은 약 1년을 치료하고 치료 반응도 다소 좋지 않은 반면, 2형은 치료 기간 6개월에 반응도 1형보다 뛰어나다.

▲간세포는 재생력이 좋아 어지간한 공격에 강한 편이지만, 한계를 넘어서면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 = 서울백병원

Q. 간경화의 구체적인 증상은?

A. 간경화 또는 간경변증은 말 그대로 간이 굳어진 상태를 말한다. 간이 계속 염증과 회복을 반박하면 섬유화가 진행되고 굳게 되는 상태가 간경화다. 간이 굳어지면 간세포의 기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간으로 혈액 유입이 어려워 다른 장기로 흘러들 수 있다.

혈액이 식도 주위로 대량 유입되면, 식도 정맥류를 유발한다. 이 큰 혈관이 터지면 피를 대량으로 토하면서 생명을 위협한다. 또 비장으로 피가 돌아나가면 비장이 커지면서 혈소판, 백혈구와 적혈구 등의 파괴를 가져오고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빈혈을 유발하고, 출혈이 돼도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

간을 거쳐 중화돼야 할 독소들이 뇌로 바로 올라가면 혼수를 일으킬 수 있다. 간경화는 복수(腹水)를 동반할 수 있는데, 외관상으로도 문제지만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복수에 균으로 인한 복막염이 일어나는 것이다.

Q. 간경화 합병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A. 식도 정맥류 출혈은 즉시 내시경으로 지혈술을 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수혈을 할 수도 있다. 복수는 휴식과 함께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이 중요하며 이뇨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복막염이 있다면, 항생제 주사를 정해진 기간 맞아야 패혈증 등의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혼수가 오면 구체적인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말기 간경화 환자에게 탈수나 출혈, 변비, 세균 감염 등이 오면 쉽게 혼수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간경화 환자는 세균 침입에 취약하고 쉽게 패혈증으로 진행된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다.

Q. 간암은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할까?

A. 간암은 대부분 간경화가 있는 간에서 발생한다. B형 간염과 C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오랜 기간 과도한 음주도 주요한 원인이 된다. 간세포가 손상과 재생을 반복하면, 정상적인 간세포가 아닌 간암 세포가 발생해 간암을 유발한다.

치료는 빨리 발견해 수술로 떼어내는 것이 가장 좋다. 수술이 아니더라도 크지 않고 그 숫자가 적은 경우 고주파로 지지거나 알코올로 녹이는 시술을 할 수도 있다. 간암으로 가는 혈관을 통해 항암제를 넣고 색전 물질로 혈관을 막는 색전술도 많이 사용한다. 간 전체를 건강한 공여자의 간으로 바꾸는 간 이식술도 최근 많이 시행된다. 

Q. 간 질환 환자는 어떻게 먹고 생활해야 하나?

A. 과로는 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성분 미상의 한약재 및 양약, 그리고 농축된 즙은 독성 간염을 일으켜 간을 더욱 회복 불능의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어떤 건강 보조제나 약물도 이미 진행된 간경화를 정상으로 돌리거나 간암을 없앨 수 없다.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적당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익히지 않은 날 것은 피하며, 항상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만성 간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초음파 및 혈액 검사를 통해 관리와 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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