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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전시 + 영화 = 좋아요”

‘대호’ ‘스탠리 큐브릭’전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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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2호(송년) 김금영 기자⁄ 2015.12.21 12:00:51

▲‘백성의 그림전 첫 번째 - 대호’전이 열리는 미술관 공간엔 영화 ‘대호’와의 컬래버레이션 전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사진 = 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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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통념은 ‘영화는 영화관에서, 전시는 전시장에서’다. 그런데 이 두 장르가 만났다면? 전시장에 영화가 들어왔다. 한 주제 아래 엮인 전시도 있고, 영화계 거장의 작품 세계를 전시장에 재구성한 형태도 있다. 그 만남의 효과가 흥미롭다.


PART 1. 호랑이 주제로 모인 전시 + 영화
서울미술관, 영화 ‘대호’와 컬래버레이션 전시

‘백성의 그림전 첫 번째 - 대호’전(이하 ‘대호’전)엔 많은 호랑이가 등장한다. 꼬리가 하늘 위로 치솟는가 하면, 반대로 굽힌 꼬리도 있다. 그리고 근엄한 표정의 호랑이부터 까치에게 놀림 당해 깜짝 놀란듯한 표정까지 다양하다.

‘대호’전은 서울미술관이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1년간 3회로 진행 중인 시리즈 특별 기획전 중 하나다. 민화에 담긴 소박한 형태와 파격적 구성, 화려한 색채 등을 통해 한국 전통 회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재발견하자는 기획이다. 그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가 호랑이다.

▲‘송호도’. 종이에 수묵 채색, 46 x 36cm, 19세기. 사진 = 서울미술관

서울미술관 측은 “2년 전부터 이 전시를 기획했다. 우리나라 민화 중 90% 이상이 해외에 나가 있어 한국에 남은 작품을 찾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며 “수묵화 등 우아한 것만 한국화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민족의 독창적인 시선과 삶을 느낄 수 있는 민화를 전시해 한국화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첫 주제로 호랑이를 택한 것은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 익숙한 존재이기 때문”이라며 “단군 신화 때부터 호랑이는 늘 우리에게 가까운 존재였다. 재앙을 쫓는 존재로 추앙받기도 했고, 88서울올림픽 공식 마스코트 호돌이도 있었다. 이처럼 호랑이는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친근하고 영험하게 여겨지는 동물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민화를 통해 호랑이의 여러 모습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한 공간에 영상이 상영 중인 걸 볼 수 있다. 바로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 영상이다. 이 영화는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 일제 강점기 시절,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잡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공간에는 영화 ‘대호’의 미공개 스틸 컷과 영화 제작과정 영상이 전시된다. 한 벽면엔 서공일 작가의 ‘사람은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귀한 사람으로 되어가는 것이다’가 설치됐다. 전시장에 처음 들어서면 만나는 다양한 민화 30여 점에 이어 펼쳐지는 영화 관련 전시가 어색하지 않게 이어진다.

▲‘대호’전은 조선 민화 30여 점과 함께 영화 ‘대호’의 미공개 스틸 컷, 영화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을 공개한다. 사진 = 서울미술관

‘호랑이’라는 동일 주제 아래 이뤄진 전시와 영화의 컬래버레이션은 자연스러운 구성으로 눈길을 끈다. 전시를 둘러보며 영화에 대한 호기심 또한 느끼는 효과도 있다. 영화관에서도 전시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다. 12월 16일 영화 ‘대호’ 개봉 이후 관람 티켓을 지참한 관객들에게 전시 입장권 할인의 혜택을 준다.

서울미술관 측은 “영화 ‘대호’와의 컬래버레이션은 호랑이를 주제로 한 전시에 관심을 보인 영화 제작사 측 의뢰로 이뤄졌다”며 “영화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미술관 전시를 재미있게 느끼도록 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에서 민화 속 우리 호랑이의 기백과 해학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 ‘대호’를 통해 되살아날 한국 호랑이를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그렸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서울미술관에서 2016년 2월 28일까지.


PART 2. 영화 거장의 세계를 전시로
서울시립미술관 ‘스탠리 큐브릭’전

영화 ‘대호’가 미술관의 기존 전시에 녹아들었다면, ‘스탠리 큐브릭’전은 세계적 영화감독 고(故) 스탠리 큐브릭의 세계를 전시로 재탄생 시키는 형태를 취했다. 그의 작품 중 국내에 정식 개봉된 작품은 ‘풀 메탈 자켓’과 ‘아이즈 와이드 셧’ 단 두 작품에 불과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만든 첫 영화를 포함해, 다양한 영화를 만나보게 한다. 서울시립미술관, 현대카드, 독일영화박물관이 협력해 만들어낸 전시다.

▲큐브릭의 영화 세계는 물론 그의 인간적 면모를 엿보게 하는 일상생활 사진도 함께 볼 수 있는 미술관.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2012년에도 팀 버튼 감독의 작품 세계와 영화에 대한 그의 가치관을 담아 ‘팀 버튼’전을 펼친 바 있다. 이번 두 번째 전시의 주인공은 스탠리 큐브릭이다. 1928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그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시계태엽 오렌지’(1971), ‘샤이닝’(1980), ‘아이즈 와이드 셧’(1999) 등의 영화를 남겼다. 철학적 메시지와 뛰어난 영상미, 혁신적인 제작 기술로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99년 큐브릭이 타계하기 전까지 연출한 영화 19편의 소품과 세트 모형 등을 전시한다. 또한 촬영 현장을 담은 미공개 사진, 자필 메모가 담긴 각본 등 총 1000여 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전시는 크게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먼저 큐브릭이 사진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영화감독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다룬 ‘감독의 탄생’이다. 이 시기에 그만의 독특한 시각적인 테크닉이 발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다큐멘터리 영화 3편 및 최초의 장편 영화 ‘공포와 욕망’을 만들기까지 영화감독으로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을 공유한다.

▲‘샤이닝’, 스탠리 큐브릭 감독(1980, 영국-미국 제작). 그레디 자매(리사와 루이스 번스 역). © Warner Bros. Entertainment Inc.

다음은 큐브릭의 작품 세계를 연대기별로 정리한 ‘큐브릭 오디세이’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촬영 현장 스냅사진, 의상 등 실제 영화 촬영에 사용된 각종 소품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큐브릭의 미완성, 미공개 작품들과 그의 일상 모습들을 담은 ‘큐브릭의 네버 엔딩 스토리’가 있다. 그가 가졌던 영감의 원천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그의 자필 메모가 담긴 각본, 계획안 등 그의 완벽주의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들, 그의 아내 크리스티안이 직접 그린 스탠리의 일상 그림 등이 눈길을 끈다.

전시가 열리기까지 여러 영화사의 협조가 있었다. 부인 크리스티안 큐브릭과 그녀의 남동생이자 큐브릭과 긴밀히 협력한 영화 프로듀서 얀 할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워너브라더스, 드림웍스, MGM, 유니버설 스튜디오, 소니-컬럼비아 픽처스 등 영화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 

▲세계적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작품 세계를 전시장에 재탄생시킨 ‘스탠리 큐브릭’전의 현장.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이 전시는 2004년 최초로 기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독일, 호주,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 폴란드, 캐나다, 멕시코 등 총 11개국 13개 도시에서 전시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엔 한국이다.

전시 관계자는 “크리스토퍼 놀란, 스티븐 스필버그 등 최고의 영화감독들에게 끊임없는 오마주의 대상이 되고 있는 큐브릭 감독의 예술 세계를 새 방식으로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라며 “큐브릭을 존경하는 마니아들은 물론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새로운 영감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3층에서 2016년 3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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