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현 건강 칼럼] 노인의 겨울나기, 1년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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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양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겨울철은 다른 계절보다 건강관리를 잘해야 한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욱 철저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이 시기에 건강관리를 잘못하면 1년을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에 걸려도 심하게 병을 앓는 등 질병 감수성이 높아진다.
감기, 폐렴, 천식 등 호흡기질환에 주의
노인은 병원체에 대한 기관지의 저항력이 떨어진다. 특히 건조하고 오염된 공기에 오래 노출되거나 심한 실내외 기온 차에 놓이면, 가래를 밀어 올려 배출하는 기관지 섬모의 기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담배를 태우는 노인의 경우엔 더 심하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가습기, 실내 분수, 어항, 화분을 배치하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실내외 온도 차이가 많이 나지 않도록 하고, 평소에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장질환, 뇌졸중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노인은 일반인에 비해 감기에 걸리더라도 쉽게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다. 3일 이상 열을 동반하고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흉통 및 호흡 곤란이 있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흡연을 자제하고 칫솔질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하며 고른 영양 섭취는 필수다. 천식은 20세 이하의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흔하지만, 최근에는 노인에서도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
평소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사람은 특히 감기에 걸린 후, 또는 찬 공기나 매연 등에 노출돼 호흡기가 자극 받았을 때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평소 알레르기나 천식이 있다면 항원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의 정체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레르기 원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필요시 약물 치료도 함께 받는 것이 좋다.
낙상으로 인한 골절, 골다공증 검사 필요
겨울철에는 빙판길에서 넘어져 병원을 찾는 노인들이 많다. 다른 계절에 비해 겨울철에 3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 낙상 사고는, 특히 관절염이나 중풍을 앓아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위험하다. 추운 날씨 속에 몸을 더 움츠리면서 넘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타박상이나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의 가벼운 상처를 입지만,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노인은 가볍게 넘어져도 손목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까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종묘공원에서 공원 이용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 종로구청
우리 몸 가운데 골절이 가장 잘 발생하는 부위는 척추뼈와 엉덩이뼈, 손목뼈다. 이는 사람이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게 돼 체중이 손목에 전달되면서 손목뼈 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엉덩방아는 척추에 체중이 전달돼 흉추나 요추에 압박골절이 발생시킨다.
골절은 예방이 중요하다. 장년 여성과 노인층에서는 골다공증이 골절의 주된 원인이 되는 만큼 평소에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필수다.
찬바람 노출은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 높여
추위가 계속되는 시기에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 중 하나가 바로 심장병이다. 날씨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갑자기 차가운 바람에 노출되면 협심증이나 고혈압 같은 기존 심혈관 질환을 급속히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말초혈관이 수축돼 심장 부담이 커지고, 체온을 올리기 위해 심장이 더 빠르게 뜀으로써 혈압을 상승시킨다. 평소 약을 복용하지 않아 혈압 변동이 심한 경우 더 위험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이 급상승해 급성 심근경색뿐 아니라 뇌출혈로 쓰러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급작스럽게 발생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중풍)도 요주의 질환이다. 매년 3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무서운 뇌졸중은 특히 새벽이나 아침에 많이 발병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 섭취
겨울철에는 체력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건강한 겨울나기를 위해선 지속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겨울에 무리한 운동을 하면 자칫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가능한 한 낮 시간을 이용해 운동하고, 적당한 방한 장비를 착용한 채 조금씩 약한 강도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다른 계절보다 5~10분 정도 더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을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 함께 겨울철에는 활동이 줄면서 식욕도 떨어지기 쉬운데, 신선한 채소와 과일로 비타민과 무기질을 보충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운동 전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건조한 날씨에 부족해지지 쉬운 수분 보충을 해줘야 한다.
(정리 = 안창현 기자)
김양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