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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자연유산 민속행사 65건 발굴-지원

소박한 염원이 깃든 자연유산, 마을의 신앙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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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02.03 14:51:19

▲예천 금남리 황목근(팽나무).(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은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삶을 영위해 온 천연기념물과 명승에 얽힌 다양한 민속행사를 발굴해 ‘소금강 청학제’ 등 전국에서 펼쳐지는 행사 65건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마을의 큰 나무나 숲 등의 자연물을 신성하게 여기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매년 마을과 주민들의 평안과 번영을 비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산업화-도시화의 영향으로 그 명맥이 점차로 단절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2003년부터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대상으로 한 당산제, 산신제 등을 지원해 마을 고유의 민속신앙을 계승하고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동시에 지역민들의 자연유산 보호의식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예천군 금남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400호인 팽나무는 ‘황(黃)’이라는 성씨에 ‘목근(木根)’이라는 이름으로 토지를 소유해 세금을 납부하고 있는 당산나무다.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 자정이면 나무 앞에 모여 새해의 풍작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천연기념물 제40호인 완도 예송리 상록수림은 약 300년 전에 태풍을 막기 위해 주민들이 만든 숲으로, 강한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과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풍림(防風林)의 기능은 물론, 물고기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제공해 물고기떼를 유인하는 어부림(魚付林)의 구실도 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풍어와 섬의 무사를 바라며 음력 섣달 그믐날마다 정성껏 당제를 올린다.


또한, 명승 제21호 공주 고마나루에서는 백제 때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공식적인 국가 제사였다가 일제 강점기 때 폐지된 ‘웅진단 수신제(熊津壇 水神祭)’가 1998년부터 복원되어 매년 열리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암곰이 나무꾼과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살다가 나무꾼이 도망가자 새끼와 함께 물에 빠져 죽었는데, 이후 금강에서 풍랑으로 배가 뒤집히는 일이 빈번해 곰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전라북도 무주에서는 암석의 표면이 호랑이 무늬를 닮은 무주 오산리 구상화강편마암(천연기념물 제249호)이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으로 신앙의 대상이 되어왔고, 강원도 태백에서는 한강의 발원지인 태백 검룡소(명승 제73호)에서 ‘용신제’가 행해지는 등 지역별로 자연 유산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특색 있고 다채로운 민속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2월 7일 전라남도 고흥의 ‘봉래면 신금마을 당산제’를 시작으로 11월까지 전국 13개 시·도에서 개최되는 자연유산 민속행사는 행사 당일 현장을 방문하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해당 지자체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공주 고마나루의 곰 사당.(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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