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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사랑도, 실연도 갤러리에서

밸런타인·화이트데이 맞춘 갤러리 행사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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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2호 김금영 기자⁄ 2016.02.29 11:12:03

▲런던에서 열린 ‘실연에 관한 박물관’ 전시 모습. 사진 = 아라리오뮤지엄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봄을 앞둔 2~3월은 유독 로맨스가 꽃피는 시기다. 새해의 시작 언저리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밸런타인, 화이트데이가 있기 때문. 매년 이 시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움직임이 전시장에서도 활발하다. 대표적 사례를 특징별로 살펴본다.


PART 1. 핑크빛 전시로 관람객 손짓
롯데갤러리, ‘비 마이 러브(Be My Love)’전

롯데갤러리는 밸런타인과 화이트데이에 어울리는 로맨틱 전시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에비뉴엘 잠실점 아트홀과 롯데갤러리 영등포점에서 열리는 ‘비 마이 러브(Be My Love)’전이다. 전시장은 전체적으로 사랑의 핑크빛을 주요 테마로 구성됐다.

롯데갤러리는 2012년부터 2~3월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전시해 왔다. 롯데갤러리 측은 “밸런타인데이가 상업적인 날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상업적 활용 이전에, 사랑을 나누는 날이라는 취지에 집중했다.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예술가와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 게 시작이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사랑은 포괄적인 주제다. 따라서 작품 구성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사랑이 빠지는 그림이 없더라. 영감의 원천과도 같기 때문”이라며 “현대 미술 작가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욕망의 원형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로맨틱한 정서와 더불어 우리 사회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 마이 러브(Be My Love)’전이 열리는 롯데갤러리 에비뉴엘 잠실점 아트홀 전경. 사진 = 김금영 기자

특히 이번 전시는 ‘비 마이 러브’ 5회째를 맞아 그동안 전시에 참여한 35명 작가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김동유, 김원근, 노상호, 라오미, 서상익, 이사라, 이현진, 뮹, 신동진, 윤서희, 장수지, 정성원, 강준영, 김경민, 문형태, 박성수, 산타, 서유라, 성낙진, 에디강, 이동기, 정해윤, 김병진, 박형진, 변대용, 손현수, 이민혁, 조강남, 홍경택, 황주리, 노준, 와이피, 윤종석, 임지빈, 찰스장의 작품들이다.

전시와 연계된 상품도 출시했다. 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는 밸런타인데이의 특성에 맞춰 전시 참여 작가인 이동기의 작품을 초콜릿으로 구현했다. 롯데갤러리 측은 “예술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으로 매년 초콜릿을 제작해왔다. 특히 올해는 단순 초콜릿 케이스가 아니라, 작품 자체가 초콜릿으로 구현된 게 특별하다”고 밝혔다.

롯데갤러리는 에비뉴엘 잠실점 아트홀과 영등포점에서 전시를 2월 29일까지 열고, 3월엔 화이트데이를 맞아 청량리점, 일산점에서 3월 4~30일 전시를 이어간다. 로맨틱을 콘셉트로 관람객의 눈길을 계속 끌겠다는 기획이다.


PART 2. “우리, 실연을 얘기해요”  
아라리오뮤지엄, 사랑 뒤의 상처에 집중

아라리오뮤지엄은 특별한 사연 모집으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롯데갤러리가 사랑의 순간에 집중했다면, 아라리오뮤지엄은 사랑이 주는 상처에 집중했다. ‘잠시라도 세상에 존재한 적 있는 모든 인연들에 바치는 공감 백배 프로젝트’가 콘셉트다. 올 봄 제주에 위치한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Ⅱ에서 열릴 예정인 ‘실연에 관한 박물관’(이하 실연박물관)전을 앞두고 사연 및 물품을 모집 중이다.

연인이 없는 솔로들이 스스로의 삶을 위로하는 4월 14일 블랙데이에 더 어울릴법한 전시가 1년 중 가장 로맨틱한 시기인 2~3월에 실연의 사연을 모집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를 끌었다. 핑크빛 일색의 이벤트들이 잇달아 열리는 가운데, 실연의 어두움을 조명해 단연 눈에 띈 것. 예컨대 2012년 크리스마스 시즌, 그 어떤 이벤트보다 화제를 모았던 ‘솔로대첩’과 비슷한 느낌이다. 12월 24일 솔로들이 짝을 찾는 것을 목적으로 열린 이 행사는 서울, 부산, 대구, 제주 등 15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려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아라리오뮤지엄은 올 봄 제주에서의 전시를 앞두고 실연의 아픔을 간직한 물품 및 사연을 모집 중이다. 사진 = 아라리오뮤지엄

실연박물관 전은 실연과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이 보낸 물건들을 전시하고, 기증자의 사연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크로아티아에서 시작돼 파리, 런던, 샌프란시스코, 베를린, 싱가포르, 타이페이, 멕시코시티, 브뤼셀, 바젤 등 세계 35개 도시에서 전시가 열렸다. 2011년 유럽 뮤지엄 포럼이 혁신적이고 선구적인 박물관에 수여하는 ‘올해의 유럽 뮤지엄 케네스 허드슨 상(European Museum of the Year Kenneth Hudson Award)’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이벤트다.

2016년 아시아 단독으로 이 전시를 여는 아라리오뮤지엄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부터 3월 14일 화이트데이까지 사랑의 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연의 사연을 모집 중이다. 온라인 및 우편, 방문 등의 방법으로 사연이 수집된다. 연인,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인간관계부터 고향, 계층, 지역, 반려동물과의 헤어짐 같은 더 광범위한 관계도 대상이다. 이런 관계와 관련된 모든 물건이 접수 가능하다.

아라리오뮤지엄 측은 “모집 중반에 들어선 현재, 당초 목표 양의 절반 이상의 사연 및 물품이 들어왔다. 폭발적인 관심을 체감한다”며 “사랑을 노래하는 2~3월의 시기적 특성이 오히려 관심을 유발하고, 또한 전시를 마친 후 물품과 사연이 크로아티아의 상설 박물관 컬렉션으로 영구 소장되는 것도 흥미 요소가 된 듯 하다”고 밝혔다.


PART 3. “사랑은 댄스와 함께”
디뮤지엄, 로맨틱 댄스의 장 마련

평소 이벤트에 강점을 보이는 디뮤지엄은 2월 로맨틱한 댄스의 장을 만들어 관심을 고취시켰다. 매주 토요일마다 다채로운 콘셉트의 문화 라운지 ‘밋 업(Meet Up)’을 진행 중인데, 2월은 ‘로맨틱 무브(Romantic Move)’를 콘셉트로 잡았다. 영화 속 춤을 테마로 한 댄스 강연이다.

▲디뮤지엄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2월 13일 낭만적인 탱고의 장을 마련했다. 사진 = 디뮤지엄

2월 13일엔 특별히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해 커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진행했다. 영화 ‘여인의 향기’ 주제 강연이었다. 이어 20일엔 영화 ‘플레시댄스’를 주제로 재즈, 27일엔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를 주제로 디스코 강연이 각각 마련됐다.

로맨틱한 이벤트를 활용해 전시에 대한 관심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벤트 참여자에게는 디뮤지엄의 개관 전시 ‘라이트 아트’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이벤트 참여자에게 제공되는 티켓을 소지하면 전시 종료일까지 횟수에 관계없이 재관람이 가능하다.

디뮤지엄 측은 “이번 행사는 댄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사랑하는 이들와 함께 더욱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도록 마련됐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술관에서 색다른 시간을 즐기는 특별한 기회”라며 “70명 단위로 참여 인원을 제한했고 거의 매진됐다. 밸런타인데이가 있던 주에는 인원 수를 초과해 90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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