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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연수 기자) 고급문화로서의 무용은 한국인에게 낯선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무용을 대중문화에 접목시키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댄싱 위드 더 스타’나 ‘댄싱9’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세기의 안무가’는 무용 평론가 장인주가 1994년부터 ‘월간 객석’을 통해 내보낸 공연 리뷰 중 안무가 관련 글을 모았다. 현대 무용, 모던 발레, 컨템퍼러리 댄스 등으로 불리는 틀을 벗어나 현대 무용의 형태를 마련한 주요 안무가 30인을 등장시킨다. 거장 피나 바우슈와 모리스 베자르, 킬리안, 프티, 에크 등 모던 발레의 거장들과 갈로타, 마랭, 프렐조카주 등 ‘누벨 당스’를 대표하는 안무가들에 대한 솔직한 감상평들, 그리고 이들과의 서면-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예술세계, 작품세계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이 담담한 어조로 펼쳐진다.
우리가 TV 예능에서 접한 현대의 춤은, 이런 안무가들의 노력에 힘입어 변천해온 결과의 일부분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안무가들의 작품은, 인간의 몸에서 느끼는 감동을 어렵지 않게 전달한다. 어렵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몸짓은 인류가 탄생할 때부터 사용한 원시 언어이며, 무용은 삶을 살아가는 철학·행위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저자는 “궁극적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안무가들이 세세한 안무를 짜는 방식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봄으로써 삶이 어떻게 무용에 표현됐는지였고, 그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장인주 지음 / 2만 원 / 이콘 펴냄 / 292쪽
(*누벨 당스(Nouvelle Danse): ‘새로운 춤’이라는 프랑스어로, 1980년대 프랑스·벨기에를 중심으로 생겨난 현대 무용의 한 장르다. 서사적인 내용과 영상 등과의 결합을 시도했다.)
김연수 기자 hohma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