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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다당제 시대 불러온 호남과, ‘거의 1당지배’에 머문 TK… 지역대결 정치의 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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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최영태⁄ 2016.04.14 11:43:03

야당의 분당사태로 국민을 놀래키면서 관심을 집중시킨 20대 총선은, 그 결과도 놀라웠다. ‘무기력한 만년야당’의 제1당 등극과, 태어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신생 정당의 39석 확보는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이번 선거 결과로 ‘지긋지긋한 1당 독재 시대’를 끝내고 지역 안에서 최소한 2개 정당 이상이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든 호남 유권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사태가 이렇게 된 이상, 이제 호남 유권자 표를 얻으려면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과거, ‘죽어라고 몰표를 몰아줬지만 항상 지기만 하는’ 지역의 1당독재에 신음하던 호남 유권자들은 이제, “우리도 잘살고 싶다”는 자신들의 속세적 욕망을 마음껏 드러내면서, 국민의당이든, 더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정의당이든, 정당 사이의 경쟁을 유발하면서 마음대로 투표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젖힌 셈이다.

▲(그래픽=연합뉴스)



이제 ‘속세적 욕망의 투표’ 할 수 있게 된 호남인들

‘지역 내 다당제’ 시스템을 개시한 것은, 비록 정도는 약하지만, 부산-경남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그간 야당의 불모지대였던 부산-경남 지역에서 더민주 당선자가 8명이나 배출됐고, 창원에선 정의당 노회찬 후보도 당선됐으니, 이제 부산-경남에도 본격적으로 다당제가 열린 셈이다.

반면 대구-경북은 비록 김무겸 더민주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균열이 발생하긴 했지만, 이른바 ‘진박 후보’들이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대부분 당선됨으로써 아직도 1당지배체제 아래 놓여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나타냈다. 

지역 안에서 여러 정당이 경쟁하는 시스템을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는 지역 발전에 큰 차이점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다. 앞으로 위정자들은 부산-경남이나 호남의 표 동향에 더욱 신경을 쓰겠지만, 대구-경북은 ‘거의 1당제’인 셈이므로,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게 될 듯 싶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좋아하고 공산당 1당독재를 싫어하는 결정적 이유는 ‘다당제를 통한 의견표출의 자유’가 1당독재 체제에서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구-경북의 정치 미래는 타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암담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지역당 새누리-국민의당 vs 이념정책당 더민주-정의당?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현상은, 지역 정당을 지향해 나간 국민의당은 대성공을 거둔 반면, 정책-이념 정당을 줄곧 표방해온 정의당은 30여 년간의 줄기찬 ‘진보 정당 세우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3당에서 제4당으로 지위가 떨어지는 열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특히 선거를 앞두고 “집권하면 이런 내각을 짜겠다”며 셰도우 내각 명단을 일부 발표했고, 당원들의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 선발을 잡음 없이 훌륭히 해냈으며, 특히 비례대표 2번을 차지한 김종대 후보의 안보 정책은, 그간 극우 성향을 보인 일베(일간베스트) 회원 사이에서도 “새누리당의 안보 정책보다 낫다. 이제 안보 정책에 관한한 정의당을 지지하겠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정책 정당의 면모를 보였지만, 주류 언론으로부터 거의 완전히 외면당하면서 지역구 2석과 비례 4석을 챙기는 상대적으로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대성을 통해 아직도 한국에선 지역 변수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새누리당과 국민의 당은 영남과 호남이라는 지역당 색채를 확실히 했다. 반면 더민주당은 ‘호남에 기반을 둔 정당’이라는 지역당 색채가 상당히 완화돼 ‘민주화세력의 정당’이라는 측면이 더 한층 부각됐고, 정의당은 애초부터 지역당이라는 라벨을 붙일 수 없었다. 

이제 곧 대선 정국이 바로 시작될 텐데, 지역당(새누리-국민의당) 세력과 이념정책당 세력(더민주-정의당)이 앞으로 어떻게 합종연횡을 펼칠지 자못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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