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다양한 해외 미술 소식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눈길을 끈 소식을 전한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작년부터 시작된 한국과 프랑스와의 문화 교류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의 내년 서울 분점 개관이 확정됐다.
한편, 고가의 미술 작품은 언제나 편치 못하다. 미국에서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업이 도난당했고, 프랑스에선 이탈리아의 거장 카라바조의 작품이 새로 나타나기도 했다.
파리 퐁피두미술관의 서울분점 개관
4월 4일 영국의 미술 전문 언론 ‘디 아트 뉴스페이퍼(The Art News Paper)'는 파리의 퐁피두 미술관(Centre Pompidou)이 임시 전시 공간(분관)을 2017년 서울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퐁피두의 첫 번째 임시 전시 공간이 있었던 스페인의 말라가는 미술관 분관의 오픈 첫 해인 2015년 3월~2016년 3월 20만이 넘는 방문자를 유치한 바 있다. 인구 60만 명이 채 안 사는 스페인의 남부 도시 말라가(Malaga)는 피카소의 출생 도시이기도 하다. 이곳을 이어 한국에, 그리고 그 뒤에는 중국이 유치할 전망이다.
디 아트 뉴스페이퍼는 "퐁피두센터는 이제 세계적인 트레이드마크이며, 미술 작품뿐 아니라, 영화 프로그램, 콘서트 및 청소년과 아이들을 위한 워크숍 등 완벽한 패키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퐁피두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약 150만 프랑(약 20억 원)의 연간 수수료를 청구한다. 말라가의 경우 메인 전시회를 열기 위해 약 100개의 작품을 빌렸다. 그리고 다른 부가적인 활동들과 함께 두세 개의 단기 전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모든 비용은 현지 파트너가 부담하며, 계약 기간은 5년이다.
퐁피두센터 서울은 2017년 상반기에 문을 연다. 이 계획은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세느주 라스비뉴 퐁피두 미술관 관장과 함께 작년 11월 한국에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이었다.
한국 다음으로 퐁피두센터의 가장 큰 '수출' 실적은 중국에서의 5년이 될 전망이다. 중국관은 2018년 개관 예정이며, 논의가 많이 진행된 상태다. 상하이 내 몇 장소가 후보지로 물망에 올라 있다.
앤디워홀의 ‘캠벨 수프’ 도난
미 연방 수사국(FBI)은 4월 11일 앤디 워홀(Andy Warhol)의 작품 '캠벨 수프' 시리즈 중 일부가 도난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FBI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미국 미주리 주의 스프링필드 미술관에 도둑이 침입해 작품 7점을 훔쳐갔다. 도난당한 작품은 1968년 제작되고, 총 10점으로 이뤄진 실크 스크린 판화 작업 ‘캠벨 수프 I 세트 번호 31번’의 일부다.
워홀의 캠벨 수프 시리즈는 그의 첫 주요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대량생산 사회의 속성을 비판하고자 제작된 작품이며, 팝아트라는 장르의 태동, 그리고 워홀을 거장 예술가로서 만드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 작품이다.
스프링필드 미술관이 1985년부터 소장해 온 도난 판화 세트의 시가는 50만 달러(약 5억 7000만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FBI는 단서를 제보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2만 5000달러(약 3000만 원)을 걸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2년 전 다락방에서 발견한 그림이 카라바조의 진품이라고!”
영국 BBC방송과 AFP 등 외신은 4월 12일 프랑스의 남부 툴루즈에서 2년 전에 발견된 그림이 이탈리아의 거장 카라바조(Michelangelo da Caravaggio)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BBC 보도에 따르면, 미술품 전문가 에리크 튀르캥(Eric Turquin)은 “이 작품이 카라바조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Judith Beheading Holofernes)’로 추정되며, 1억 2천 유로(약 1570억 원)의 가치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카라바조의 전형적인 빛과 에너지가 담겨 있으며 실수 없이 확고한 손길과 화풍으로 볼 때 진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FP 통신은 "확실한 실증은 없지만, 거의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롬바르디아 거장(카라바조)의 진품으로 봐야 한다”는 라바조 전문가 니콜라 스피노자(Nicolas Spinoza) 전 이탈리아 나폴리 미술관장의 말을 전했다.
발견된 그림은 성경 속 인물인 유디트가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 그림은 툴루즈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들이 지붕이 새는 문제로 다락을 살펴보면서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던 문을 열었다가 발견했다. 1600∼1610년 사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며 대단히 양호한 상태다. 완성 후 100년가량 사라졌으므로, 이 다락에서 150년 넘게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 정부는 새로 발견된 작품의 감정을 위해 30개월간 국외 반출을 금지했다. BBC는 이 작품이 카라바조의 진품으로 밝혀지면 프랑스 정부가 이를 구매할 기회를 처음으로 얻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