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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첫 도전 케이윌 "포부? 관객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게 목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서 콰지모도 역으로 신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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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05.04 11:01:38

▲가수 케이윌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홍광호, 마이클리, 김다현, 서범석, 윤공주, 린아, 문종원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기 때문. 그런데 그 가운데 유독 눈길을 끄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케이윌. 최근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 “말해! 뭐해?”로 사랑받은 그를 주로 볼 수 있었던 곳은 뮤지컬 배우로서가 아닌 가수로서의 방송 무대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약해온 그가 이번엔 뮤지컬 첫 도전에 나선다. 그것도 첫 도전부터 대형 작품이다. 1998년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국에서도 꾸준히 라이선스와 오리지널 내한팀의 공연 방식으로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사랑받아 왔다. 올해 공연은 2013년 이후 다시 국내 팬들을 찾는 자리다.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 온 세트는 물론,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객들을 감동시키겠다는 포부가 잔뜩 서 있다. 그리고 여기에 케이윌도 노트르담의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으로 함께 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연습을 앞둔 케이윌을 만났다. 인터뷰 당일 금발 머리에 붉은 정장을 차려입고 온 자태가 극 중 붉은 계열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콰지모도를 살짝 연상시켰다. 의도한 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들뜬 동시에 긴장한 듯한 그는 답변을 이어갈 때마다 이마에 땀이 송글 맺히기도 했다. 2007년 데뷔해 어느덧 활동을 한 지 10년차가 됐지만, 첫 도전은 늘 긴장되고 설레기 마련. 가수로 열심히 활동을 해온 그는 “가슴 속에 뮤지컬에 대한 꿈도 간직하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곡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죠. 꼭 노래뿐만이 아니에요. 연기, 또는 춤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할 수 있죠. 그런데 뮤지컬은 노래와 연기, 춤까지 이 모든 요소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부터 관심 있어서 뮤지컬을 시간 날 때마다 보러 다녔고, 데뷔 초창기엔 정보를 찾아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도 했어요.”


일부 사람들은 케이윌이 뮤지컬 첫 데뷔작부터 대형 작품의 주요 역할을 떡하니 꿰찼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중견가수로서의 경력이 어드벤티지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었을 터. 그런데 알고 보니 뒤로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낙방하면서 꾸준히 뮤지컬에 대한 혼자만의 도전을 이어왔었던 것. 그리고 그 도전이 드디어 처음으로 꽃망울을 틔우기 시작한 시점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맷 로랑과의 만남이 이뤄진 지난해 말이다.


케이윌의 목소리를 단번에 알아챈 프랑스 오리지널 프로덕션


▲케이윌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 역을 맡았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 케이윌이 진행하던 라디오에 맷 로랑(프렌치 투어 콰지모도 역)이 출연했다. 그리고 이 자리엔 프랑스 프로듀서도 함께 했다. 그런데 이들이 케이윌의 목소리를 듣고는 “콰지모도 역에 적격”이라며 작품 출연을 제안했다. 그때 케이윌의 기분은 어땠을까? 마냥 기뻤을 것 같지만 오히려 한 대 머리를 맞은 듯 멍했다고.


“뮤지컬에 정말 관심이 있고, 도전하고 싶었지만 막상 큰 작품의 제안을 받으니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어안이 벙벙하더라고요. 맷 로랑 씨가 방송 중에 콰지모도의 노래가 제게 잘 어울릴 것 같다며, 제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어요. 방송이 끝난 뒤 노래를 들려드렸고, 제 목소리를 들은 현지 프로듀서와 작곡가가 오디션을 제안했죠. 내한 일정 중 이뤄진 오디션이라 연습 기간이 4~5일 정도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연습해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오디션 때 약 1시간 반 정도 노래를 불렀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합격했을 때 기쁜 동시에 긴장이 많이 됐어요.”


그가 맡은 콰지모도는 ‘노트르담 드 파리’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몸에 장애가 있고, 외형적으로도 흉측하지만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을 보여주며 가슴을 적신다. 장난기가 쏙 빠진 진지한 캐릭터. 그래서 캐스팅 발표 당시 더 의구심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그의 이미지는 밝고 유쾌한 점이 많았기 때문. 이에 대해 케이윌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입을 열었다.


“예능을 통해서는 재미있고 유쾌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지만, 꼭 콰지모도 캐릭터와 제가 상반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예능인으로서의 케이윌은 유쾌하지만, 가수로서의 케이윌이 많이 사랑받은 곡들은 슬픈 정서를 바탕으로 한 곡들이었거든요. 그리고 콰지모도에 대해 알아갈수록 저와 비슷한 점도 발견했어요. 콰지모도는 처음엔 굉장히 수동적인 캐릭터로,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다가 점차 능동적으로 바뀌게 돼요. 저는 노래가 좋았지만 가수가 되려는 욕심은 없었어요. 앞에 나서기 보다는 뒤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점차 제 노래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수로서 적극적인 행보를 하게 됐죠. 그렇게 변화하는 상황의 감정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더라고요.”


좀 더 콰지모도를 이해하기 위해 현재 그의 일과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음악감독과의 캐릭터 연구다. 최근 케이윌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축가를 준비하는 전현무에게 “노래의 주인공이 돼서 나라면 어떤 감정이었을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래서 케이윌이 아닌 콰지모도의 입장이 돼서 ‘이 노래를 부를 땐 심정이 어땠을까’ 이해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것.


불편하지 않은, 편안한 콰지모도로 다가가는 것이 과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출연하는 케이윌의 프로필컷. 뮤지컬 배우로서의 케이윌을 보여주기 위해 각오를 다졌다.(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케이윌은 “빅토르 위고가 왜 이 작품을 썼는지부터 시작해 이 작품의 의미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주변에 뮤지컬을 해온 분들에게 조언을 얻기도 했다. 폼 잡는 콰지모도가 아닌 진정성 있는 콰지모도를 보여주기 위해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첫 뮤지컬 도전이기에 벅차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또 즐겁기도 하다. 뮤지컬에 대한 열정 자체도 있었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에 대한 도전 열정을 부추긴 게 바로 음악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래를 위주로 이뤄지는 송스루(song through) 뮤지컬이다. 내한 공연을 직접 보고, 기존 배우들이 출연한 영상을 보면서 음악에 빠져들었고, 직접 부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 케이윌은 “노래가 정말 좋았다. 오디션 준비를 할 때부터 노래를 부르면서 정말 행복하더라”며 “이 행복한 감정부터 콰지모도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노래로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래뿐 아니라 연기에도 심혈을 기울이기 위해 공부 중이다. 카메오로 짧게나마 연기를 보여준 적은 있지만, 뮤지컬 배우로서의 연기는 처음이라 그가 보여줄 모습을 사람들이 많이 궁금해 하고 있다. 첫 무대에 초대하고 싶은 동료가 있냐고 물으니 “아직은 보여줄 수 없다”며 얼굴이 붉어진 채 손 사레를 쳤다.


“정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할 거예요. 그런데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이 처음 시작하는 입장에서 많이 부담되고,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몸에 힘을 풀고 편하게 연기하라’고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제가 불편하면 그 모습을 바라보는 관객들 또한 불편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지금 최대 목표가 ‘관객을 불편하게 하지 말자’예요. 제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죠.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저 또한 공연을 진심에서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죠.”


이번 공연엔 오종혁, 린아(천상지희) 등 가수 동료들도 함께 출연한다. 케이윌은 “아직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춰보지 않았는데, 정말 기대되고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이번 무대에서 어떤 케이윌을 볼 수 있나’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제 진지한 첫 연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하지만 좌절하기보다는 열심히 연습해서 좋은 모습, 관객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편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어요. 많이 떨리지만 또 두근두근합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테니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부진 각오를 전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새로운 꿈을 위해 새 출발을 앞둔 케이윌. 그가 보여줄 콰지모도를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6월 10~11일 용인 포은 아트홀에서 공연을 선보인 뒤 6월 17일~8월 21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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