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창성동 갤러리 자인제노는 8월 2~14일 일상의 사소한 경험을 다양한 매체와 형태로 표현하는 작가 김성철의 개인전 '밤의 기억'을 연다.
김성철이 밤에 피곤한 것은 낮보다 길고 바쁘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이 보는 사물들에게 밤의 시간에 느끼는 감성을 투사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적 표현이지만 작가의 치밀한 계산과 거침없는 생각이 엿보이는 작업들을 선보인다.
주변에서 부담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은 작가의 작품에서 완벽하게 변신하며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 종이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오려내 거대한 인간을 만든 '관계', 가려운 감각을 형상화한 '가려움' 등의 작업은 도시 안의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한지, 미래는 또 얼마나 예측 불가능지를 말한다. 도자기로 몸체를 만들고, 페인트 붓털로 촉수를 만든 약 2000개의 벌레 형상작품 '커어다아란 거억정'은 어느 것 하나 같은 게 없다.
갤러리 측은 "김성철은 연속하는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불안한 감정이나 갈등 등을 작업으로 풀어낸다"며, "관계라는 큰 맥락 안에서 개인적인 이야기 혹은 마주하는 현실의 문제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김성철은 스스로를 서양화가로 한정하지 않으며, 새로운 매체와 방법으로 다양한 작업을 시도한다. 그는 “독일 바이마르 유학 시절 많은 작가들과의 대화와 작업 경험이 작가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며, 스스로를 '전방위 아티스트'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한편, 자인제노는 전시 부대행사로서 6일 오후 5시 오프닝과 함께 ‘해설이 있는 갤러리 국악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