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는 회사를 그만두고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를 여행한 저자 손현의 여행기다. 6개월간의 여정은 캡처한 다큐멘터리 필름 같은 사진 이미지들과 일기 형식의 글로 기록됐다.
저자 손현은 이 책의 서문에서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시작한 이유에, 정확히는 그 여행을 기록한 이유에 대해, 소멸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고 전한다. 한국의 동해에서 출발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북유럽 및 유럽의 곳곳을 여행하면 만난 사람들과 유랑의 기록은 꾸밈없는 글과 사진을 통해 담겼다.
‘어쩌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 버릴지도 모를 여행’이라며 야심차게 시작한 여행은 성취감 없는 회사 생활 속에서 늘 함께했던 ‘일과 한계’ ‘이동과 독립’ 같은 머릿속을 어지럽게 만들던 화두들도 함께했다. 그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자유로운 글쓰기는 그의 여행이 일상과 맞닿으며 이전과는 다른 형식의 삶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기록은 여타의 여행기처럼 낮선 문화와 풍경을 배경으로 한 현지인과의 교류와 에피소드들이 등장하지만 저자는 그것을 강조하기 전에 “(이 여행은) 유라시아 횡단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는 내면 깊숙한 곳을 돌고 돌아 결국 나의 원점으로 오는 길이었다”고 고백한다.
손현 지음 / 1만 5800원 / 미메시스 펴냄 / 496쪽
김연수 breezeme@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