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책과 함께 숲길 산책을…경의선 책거리, 28일 개장
▲옛 경의선 철길이 놓였던 자리에 책을 테마로 한 숲길이 조성되었다. (사진=마포구)
홍대 앞 경의선 숲길에 책 테마 거리가 생겼다.
마포구는 마포구가 주최하고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주관하는 '경의선 책거리 개장식'이 28일 오후 2시 경의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근처 야외광장에서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경의선 책거리 개장식과 축제는 28일~30일까지 열리며, 평상시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열고, 월요일은 쉴 예정이다.
경의선 책거리는 홍대입구역 6번 출구부터 산울림소극장 옆 와우교까지 약 250m 구간, 6411㎡의 부지에 조성됐다. 기존 경의선을 지하로 옮기고, 지상에 남아있는 철길을 공원형 숲길로 조성한 경의선 숲길 6.5km 구간에 포함되어 있다.
기존에 책을 테마로 한 관광지로는 부산 보수동의 헌책방 골목이나 춘천 김유정역 등이 유명하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책을 테마로 거리를 조성한 사례는 마포구의 경의선 책거리가 처음이다.
경의선 책거리는 홍대 주변이 출판, 디자인, 문화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이라는 데서 착안되었다. 한국출판문화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0월 현재 전국의 출판사는 약 4만 3천 개다. 그중 3900개 이상의 출판사가 마포구에 등록되어 있고, 특히 동교·서교동, 합정, 상수, 연남동 등 홍대 주변에는 약 2000개의 출판사와 인쇄사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다. 또 1인 출판사 같은 소규모 출판사, 독립서점, 출판사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 등도 많아 책 문화와 밀접한 특별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이에 마포구는 2012년부터 경의선 숲길 중 홍대입구역~와우교 구간을 책 테마 거리로 조성하기로 계획하고, 2015년 3월 경의선 홍대입구역 복합역사 개발사업자인 (주)마포애경타운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마포애경타운은 공공기여 차원에서 33억 8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1년 9개월에 걸쳐 책거리를 만들었고, 한국출판협동조합이 위탁받아 올해 9월부터 3년간 운영한다.
▲열차를 본딴 부스가 늘어서 있는 경의선 책거리 일대. (사진=마포구)
판매 시설 아닌 책 문화 증진에 중점 두고 기획
마포구는 단순히 책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시설 중심이 아닌, 책 문화를 증진하기 위한 프로그램 중심의 책거리를 만들기 위해 마포구 주민, 출판업계를 포함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에 책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볼 수 있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로 책을 만나며, 책이 주는 미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책 문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경의선 책거리를 디자인했다고 전했다.
책을 전시, 판매하고 체험하는 14개 부스는 문학 산책, 인문 산책, 문화 산책, 아동 산책, 여행 산책 등으로 분류되어 있어 테마별 도서 홍보·전시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공간으로 쓰인다. 이 부스들은 경의선을 오가던 기차 차량을 본떴고, 예전 경의선 서강역을 재현한 미니 플랫폼도 설치되었다. 시민이 사랑하는 책 100선이 새겨진 조형물, 텍스트를 형상화한 숲 조형물, 예전 형태 그대로 보존한 폐철길 등이 숲길을 더욱 다채롭게 한다.
▲경의선 숲길에 설치된 책 부스 안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사진=마포구)
28일 시작하는 경의선 책거리 개장 축제는 공연,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등으로 시작해 시낭송과 오케스트라 축하공연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또 박웅현, 성석제 작가 등의 강연이 축제 기간 중 매일 마련되어 있다. 구텐베르크 박물관 소장품인 15세기 필사본과 고판본 73점을 전시하는 중세 인쇄 유물전도 지난 20일부터 열리고 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우리 사회에 책이나 독서는 부모 학력과 재력이 자녀의 학력을 좌우하는 학력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대안"이라며 "경의선 책거리를 시작으로 마포중앙도서관, 청소년교육센터 건립 등 교육문화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구정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윤지원 yune.jiw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