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화백(80) 작품의 위작 논란을 수사 중이던 경찰이 지난 5월과 7월 구속된 조직 이외 또 다른 위조·유통 조직을 검거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이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등 40여 점을 위조한 혐의로 화가 박 모(56) 씨와 유통책인 화가 김 모(58) 씨와 부인 구 모(48)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지난 2012년 11월부터 2년 동안 이 화백의 작품 약 40 점을 위조했다. 또한 3억 원 가량을 내고 위작을 모두 넘겨받은 김 씨 부부는 인사동 소재 화랑 대표 김 모(58, 여) 씨에 29억 원을 받고 13점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화랑 대표 김 씨는 캔버스 10호(가로 53cm, 세로 33cm 크기)를 기준으로 1억 원에 개인 소장가 등에게 팔았으며, 13점 모두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돌가루가 섞인 진품의 느낌을 따라하기 위해 저렴한 흰색 돌가루와 청색 계열 염료를 혼합해 진품과 유사한 청색 물감을 제조했다. 물감을 캔버스에 고착하기 위해 목재용 본드를 섞어 사용했고, 각목을 캔버스 위에 대고 간격을 맞춰 옮겨 가며 그리는 방법으로 점과 선을 치밀하게 위조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박 씨가 지목한 압수 위작 6점의 성분과 검거 뒤 박 씨가 재현한 그림 2점의 성분이 일치했으며, 압수한 그림 가운데 1 점에 사용된 캔버스는 진품 제작 시기보다 늦은 2005년 제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이 화백의 위작이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받아 인사동 화랑 등을 압수수색해 위작 13점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 화백의 작품 약 55점을 위조해 유통한 이 모(39) 씨 등 3명을 올해 구속하고 또 다른 위조 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