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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리 작가의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품은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갤러리 도스서 개인전 ‘셰어 마이 아이즈 위드 유(Share my Eyes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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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2.27 11:10:53

이엘리, ‘뉴욕 베이비(New York Baby)’. 캔버스에 과슈, 아크릴릭, 27.5 x 45cm. 2018.(사진=갤러리 도스)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 동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지만 또 그렇다고 마냥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묘한 매력의 화면이다. 갤러리 도스가 이엘리 작가의 개인전 ‘셰어 마이 아이즈 위드 유(Share my Eyes with You)’를 2월 27일~3월 5일 연다.

작가의 작업은 명확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친숙한 예술이 된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출발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형상물들은 주로 캐릭터화돼 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재기발랄해 보이는 캐릭터는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작가의 자유로운 영혼을 암시하는 듯하다.

이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지만 담은 내용은 사뭇 무겁다. 김문빈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는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과 추억 등 인간사의 모든 철학적 이야기를 품은 작품들이 작가의 경쾌한 감성으로 표현돼 우리 앞에 나타난다”며 “평소에는 잘 드러낼 수 없었던 진실한 감정과 생각들이 자유로운 형상을 띤 캐릭터들에 투영돼 화면 속에 또 다른 내면적 차원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서 작가의 머릿속에 혹은 꿈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이 묘하게 붕 뜨는 황홀감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엘리, ‘프레이그런스 메이크스 어스 드림(Fragrance makes us Dream)’. 캔버스에 과슈, 아크릴릭, 60.5 x 60.5cm. 2019.(사진=갤러리 도스)

작품에는 유독 작가의 초상이 담긴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고 한다. 이는 작가 본인의 경험과 기억으로 탄생한 여러 감상과 주관을 순수하고도 직접적인 방향으로 드러낸 결과다. 그리고 이 캐릭터에는 키치함과 크로테스크함 즉 밝음과 어두움이 공존한다. 김문빈 큐레이터는 “작품은 여러 방면에서 상반된 두 가지 양상을 보인다. 밝고 과감한 색채부터 채도가 낮고 차분한 색까지 넓은 색채의 스펙트럼을 사용해 톡톡 튀는 분위기와 동시에 어둡고 몽환적인 느낌을 함께 연출해 독특한 무드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작품 중간 중간에 보이는 글자들은 표면상으로 장난스럽고 가벼운 느낌을 한층 더해주지만 그 역시 아무 의미 없이 나열된 글씨들이 아니다. 작가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함축된 글자체들을 통해 매우 직설적인 전달 방식을 택한다”며 “우리는 그림 속 글로 작가의 의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마치 사적인 일기장을 읽어 보는 것처럼 그 안에 담긴 깊은 진심 또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작가는 웃음을 유발하는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내 곧 뜻 모를 상념에 빠지게 만드는 생각의 장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이엘리, ‘멀티플 퍼스널리티, 벗 더 원(Multiple personality, but the One)’. 젯소판에 과슈, 23 x 25.5cm. 2015.(사진=갤러리 도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미래기억’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김문빈 큐레이터는 “미래기억은 지나간 날을 기억해내는 방식과 유사하게 다가올 일을 꿈꾸며 미래를 계속해서 되새기고 다짐하는 행위를 의미한다”며 “작가는 이처럼 살아가며 느끼고 경험한 크고 작은 순간들과 그에 따른 희망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관을 전부 그림에 담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듯이 생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나와 비슷한 혹은 전혀 다른 작가의 삶을 작품을 통해 들여다보며 자신의 삶을 대입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면서 작가와 소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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