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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랑 ‘2019 예감’전 작가들의 기억을 수집한 ‘자서전’

구나영·정운식·정혜경·최재혁 작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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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9.03.08 09:42:30

선화랑(대표 원혜경)이 미술계 내 활동의 귀추가 주목되는 작가들을 예고하는 ‘2019 예감 기획전’의 일환으로 ‘자서전 – 기억수집’전을 3월 8~30일 연다.

예감전은 기획 주제 아래 참여 작가들의 현 역량과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주는 자리다. 이번엔 저마다의 삶 속의 기억과 연관된 이야기들을 주제로 각 작가들이 고유한 양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나영, ‘삶의 노래 no 8’. 한지에 먹과 아크릴, 122 x 156cm. 2018.(사진=선화랑)

구나영 작가는 삶 속에서 희로애락의 감정들을 나무와 숲에 빗대어 특유의 서정적인 감성을 수묵 기법으로 표현한다. 작품 속 상상의 숲 ‘팀북투(Timbuktu)’는 마음에만 존재하기에 가장 가깝고도 동시에 갈 수 없는 머나먼 곳이다. 감정의 스펙트럼을 표현한 화면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진다. 구 작가는 “한지의 결, 붓질, 농도, 번짐 등 미묘한 물성의 변화를 온 감각으로 느끼며 작업하다 보면, 다양한 생각과 감정과 태도의 변화마저 작품 안에 스며든다. 내재되어있던 감정과 기억들이 오버랩 되고, 모든 빛깔은 먹빛에 담겨 켜켜이 쌓이고 녹아들어 숲이 돼 흐른다”고 작업 과정을 밝혔다.

그는 이어 “사유하고 느끼고 그어대기를 반복하는 작업 과정은 성찰과 치유의 시간이다. 침묵의 시간 동안 내면 깊숙이 마주하는 감정들이 작품에 담긴다”며 “공존, 조화, 평안, 위로 등 치열함 가운데 절실해지는 감정들을 그림 안에 담아, 대면하게 함으로써 공감과 울림을 이끌어낸다. 작품을 조우하는 잠시 동안 우리 안의 침전된 감정들을 잠시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정운식, ‘레이더스(Raiders) 1981’. 알루미늄 그라피티 페인트, 55 x 43 x 10cm. 2018.(사진=선화랑)

정운식 작가는 ‘누군가의 얼굴’에서 추억을 찾는다. 흑백 영화나 올드팝을 좋아한다는 그는 기억에 남는 영화나 노래 속 주인공들을 떠올리며 자신의 특별한 기억과 추억을 회상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시대의 아이콘들을 어떤 상징으로 부각시키기보다 그것을 통해 연상되는 자신의 기억 속에 함께했던 누군가의 얼굴, 그때의 감정과 시공간을 무수히 많은 판과 선들로 켜켜이 쌓아 이루어진 공간을 가진 인물들로 대변한다.

정 작가는 “얼굴은 과거와 현재를 이루는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 현재, 다가올 미래에 얼굴 은 나에게 시간과 공간, 기억, 추억 속에 존재하는 것들”이라며 “그리고 그 얼굴에서 ‘추억과 누군가’를 찾는다. 얼굴은 개인이 가진 ‘자기’로서의 마음, 감정, 사고, 삶과 같은 다양한 요소로 타인과 소통하고 드러나며, 마주하는 ‘장소’라는 생각은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밝혔다.

 

정혜경, ‘거꾸로 쓰여진 편지 - 사랑하는 딸아’. 목판, 45 x 37cm. 2018.(사진=선화랑)

정혜경 작가는 개인의 삶으로부터 기인한 기억, 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며 느끼게 된 삶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대변할 수 있는 오브제를 통해 작품 속에 위트 있게 투영해 나간다. 정 작가는 “삶 안에 놓여 있는 사건 속 사물들, 다시 말해 잠재적인 체계 안에 놓인 사물들을 재배치해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움직임으로 인해 바뀌게 되는 과정을 담아내고자 한다. 그 안에 가려진 직·간접적인 노동의 기록과 가치, 개인과 사회를 상징하는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해진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내게 사건을 대변하는 오브제들은 사회구성원으로 관계된 나의 고민과 고뇌, 삶의 흔적을 투영하는 몸이자 자아를 타자화 하기보다 타자를 자기화 하는 방식을 모색하려는 시도”라며 “또한 예술과 현실 사이 벌어진 가치의 틈을 확인하고, 더 나아가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과 사회 사이의 갈등 구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혁, ‘스틸 라이프(Still life) #50’. 캔버스에 오일, 162.2 x 130cm. 2018.(사진=선화랑)

최재혁 작가는 특별할 것 없고 무료해 보이기까지 한 일상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지 고민한다. 관찰자 입장에서 자신이 겪고 있는, 혹은 누군가가 겪은 일상을 되돌아 본 그는 “사람들의 개별적 삶 속에서 되풀이되는 다양한 삶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류가 축적한 문화이며 시대의 표상”이라고 정리한다. 그리고 골동품을 통해 지나간 일상을 되돌아보고 현재에서의 새로운 가치를 상기하며 화폭에 작업한다.

최 작가는 “골동품이라는 사물은 지나간 일상에 대해 되돌아보고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좋은 매개다. 한때는 평범한 일상용품으로 누군가의 주위에 있었을 물건들은 현대에 와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라며 “최근 나는 정물들의 연계망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과거 민화의 화면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보배롭고 귀중한 옛날 그릇인 제기·식기·화기와, 길상적인 성격을 지닌 과물·꽃가지 등을 계절이나 용도에 구애받지 않고 조화롭게 배열한 그림인 기명절지도의 내용과 책가도의 형식을 재해석해 일상으로 대변되는 ‘삶’에 대한 뜻밖의 응시와 성찰을 회화적 필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최근 들어 요즘의 현대인은 더더욱 자신의 경험과 감정, 특별한 기억들을 끊임없이 SNS로 공유하고 공감하기를 원한다.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서 SNS로 말하는 것에 익숙한 현대인의 새로운 삶의 기록방식”이라며 “무수히 쏟아지는 이미지 홍수 속에서 한편으로 그것을 공유하는 누군가는 스스로의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보다 타인의 삶을 무분별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약간은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의 기억을 되새겨 보는 것은 삶에 대한 성찰을 유도하며 더 나아가서는 그로 인해 앞으로의 삶에 대한 가치관 정립과 계획을 달리 할 수 있다”며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각 살아온 시간과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삶 속에서 연상되는 기억에서 유추해 낸 모티브를 토대로 작품에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보여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화면과 공간에 기술해 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을 또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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