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열린 케이옥션 3월 경매가 낙찰률 71%, 낙찰총액 86억 2670만원을 기록했다. 이날 최고가 자리는 12억원에 낙찰된 이우환의 1987년 작품 ‘바람과 함께’에 돌아갔다. 김환기의 ‘정원 Ⅱ’가 7억원, 또 다른 김환기의 작품 ‘무제’가 5억원에 낙찰되며 뒤를 이었다.
10점이 경매에 오른 김환기의 작품은 1점을 제외한 9점이 낙찰되며, 90%의 낙찰률과 17억 7000여만 원의 낙찰 총액을 세워 김환기의 저력을 보여줬다. 총 9점이 출품된 이우환의 작품도 1점을 제외한 8점이 낙찰되며 89%의 낙찰률과 20억 7500만원의 총액을 기록했다.
김환기 작품 중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작품은 1958년 작품 ‘산’으로, 2억원에 경매에 올라 2억 9500만원에 낙찰됐다. 이우환의 작품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작품은 1979년에 작업한 종이에 과슈 작품 ‘무제’로 3000만원에 경매를 시작, 5300만원에 낙찰됐다.
근현대 부문에서 경합이 가장 치열했던 작품은 오지호의 1973년 작품 ‘아마릴리스’로 1200만원에 경매에 오른 뒤 서면, 현장, 전화의 경합 끝에 56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은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오지호 회고전’에 출품됐던 작품이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펴낸 ‘오지호 작품집’에도 수록됐다.
이병규의 ‘매화와 종려’는 5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2300만원에 낙찰됐다. 투철한 민족적 의식을 가졌던 이병규는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와 서화협회전람회, 도쿄미술학교 동문들의 동미전에는 작품을 출품하지 않고, 오직 1934년에 조직한 목일회의 동인작품전 등을 통해서만 작품을 발표했다. ‘매화와 종려’는 이병규의 온실 연작으로 신록과 녹색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며, 희소성이 높아 애호가들의 관심을 받았다.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섹션은 한 작품을 제외하고 모두 판매됐다.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작품은 500만원에 경매에 올라 1700만원에 낙찰된 우당 이회영의 ‘우당인보’로 이회영이 지니고 있었던 인장들을 모아 찍은 작품이다. 장류천지간(長留天地間), 인추란이위패(紉秋蘭而爲珮), 비서불좌비주부와(非書不坐非酒不臥) 등의 인장이 찍혀 있는 이 작품은 독립운동가이자 당대 그림과 서예로 이름 높았던 우당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의암 손병희의 ‘수월명’은 3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950만원에 낙찰됐다. ‘수월명’은 물에 비친 달이 밝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외에도 보재 이상설의 ‘육법전서초고’(2050만원 낙찰), 가인 김병로의 ‘축어’(600만원 낙찰), 백범 김구의 ‘사필귀정’(780만원)이 경합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고미술부문에서 가장 경합이 치열했던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첩’는 1억 6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2억 7000만원에 낙찰됐다. 기산 김준근은 1880년대부터 1900년 초기 개화기의 풍속화가로 부산, 인천의 개항장에서 주로 활동하며 수출을 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번 출품작 역시 수출을 목적으로 그려진 16점을 모은 것으로, 크기가 모두 같은 것으로 미뤄볼 때 하나의 화첩에 수록됐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