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갤러리가 최영욱, 김홍식, 황혜선, 나광호 작가와 함께하는 ‘에이프릴 토크(April Talk)’전을 4월 4일~5월 9일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 4인은 일상의 삶 속에서 경험을 통해 서로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은유적, 혹은 그것을 소재 삼아 다양한 시각적 효과로 풀어낸다.
달항아리처럼 살고 싶은 작가 최영욱은 달항아리 안에 그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다. 꾸밈없는 단순한 형태와 소소한 색감 속에 깃들어진 그의 인생 이야기는 달항아리라는 말간 모습 속에 숨겨진 수많은 빙열들과 함께 우리의 인생길을 보여준다.
김홍식 작가는 도시 산책자로서 일상에서 이미지들을 채집해 필름으로 감광하고 실크스크린이나 부식기법으로 금속판에 이미지를 안착시켜 부식시키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들은 작가의 개인적인 시선으로 선택되고, 그 기억의 기록들은 금속판에 각인돼 이미지로 형상화된다. 이번 전시에 전시되는 그의 작품 속 주된 이미지로 등장하는 미술관 내부의 모습은 그가 실제 관람객의 입장에서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들과 사유에 주목한다.
황혜선 작가의 작업의 시작은 마치 일기처럼 매일 그리는 드로잉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어떤 상황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단순하게 일상 사물들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작가가 진정 그리고 싶은 것은 그것들이 존재했던 바로 그 순간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여기 이 순간, 그는 그 찰나의 순간을 공간 전체에 숨 쉬듯 존재하는 드로잉과 조각의 사이로 살며시 보여준다.
예술과 놀이에 대한 성찰을 담는 나광호 작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삶의 과정에서 모티브를 얻는다. 명화를 모방한 아이들의 그림을 작가가 다시 따라 그리며 모방 위에 새로운 층을 얹어 또 다른 이미지를 창조한다. 일상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순간 얻은 아이들의 시각과 그것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혼성 모방의 연속성은 예술과 놀이의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또한 그가 보여주는 어색하면서도 능숙한 화면의 모습은 어릴 적 순수하게 느꼈던 그리기의 즐거움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