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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아이-KEB하나은행, 신(新)한류 미술 위해 손잡다

KEB하나은행 본사에 팝업 전시 마련하고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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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2호 김금영⁄ 2019.06.25 13:54:06

KEB하나은행 본사에 설치된 이림 작가의 작품.(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가 예술 작품으로 가득 찼다. 권기수 작가의 아기자기한 동구리 캐릭터부터 배준성 작가의 찬란한 아름다움과 쓸쓸한 시듦이 공존하는 꽃, 심승욱 작가의 거친 느낌의 설치 작품이 자리 잡았다.

여기에 여러 물감이 뒤섞인 인간의 얼굴을 포착한 이림 작가의 작품과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 그리고 지용호 작가가 타이어를 사용해 만든 강한 느낌의 호랑이 조각까지 어우러진 풍경이 이루는 조화가 눈길을 끈다. 이 작가들 모두 한국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미술 프로젝트 ‘코리안아이’에 참여했던 주인공들이다.

 

건물 바깥에서도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설치된 모습.(사진=김금영 기자)

2009년 데이비드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부부에 의해 탄생한 코리안아이는 한국의 다양한 동시대미술 작가들을 세계에 알리는 데 집중해 왔다. 앞서 언급된 작가들을 비롯해 강형구, 문범, 신미경, 안철현 작가 등이 코리안아이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세계 미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코리안아이가 내년 KEB하나은행의 공식 후원을 바탕으로 ‘코리안아이 2020: 한국동시대미술’ 프로젝트로 10년 만에 돌아온다.

미리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한 자리가 6월 2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서 열렸다. 전시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KEB하나은행의 지성규 은행장을 비롯해 주관사인 영국 PCA(Paralle Contemporary Art) 창립자인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부부, 협력기관인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의 총괄 디렉터 필리 아담스 그리고 코리안아이 전시에 참여했던 이세현 작가가 자리에 참석했다.

 

6월 20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 ‘코리안아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팝업 전시가 마련됐다.(사진=김금영 기자)

 

“코리안아이 2020서 펼쳐질 한국 작가들 역량 기대”

 

6월 20일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지성규 ‘KEB하나은행’ 은행장, 필리 아담스 ‘사치갤러리’ 총괄디렉터,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PCA’ CEO 겸 창립자,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PCA’ 회장 겸 창립자, 이세현 ‘제 1회 코리안아이’ 작가.(사진=김금영 기자)

- 코리안아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가 궁금하다.

데이비드 시클리티라(PCA 회장 및 창립자) “10년 전 한국에 여행 왔을 때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이들의 작업 세계에 대해 더 알아보고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관련된 책 한 권이 없더라. 그래서 출판물을 만들어 한국 작가의 작품들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에서 코리안아이가 출발했다. 점점 형태가 커져 사치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2009년 영국 런던에서 공식적인 첫 전시를 선보였다. 런던뿐 아니라 서울, 싱가포르, 뉴욕, 아부다비 등에서 ‘문제너레이션’ ‘환상적인 일상’ ‘에너지와 물질’까지 세 개의 큰 테마 아래 전시를 선보였다.”

 

2009년 시작된 ‘코리안아이’ 프로젝트의 연혁. 2020년 한국을 비롯해 러시아, 영국에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사진=김금영 기자)

- 이 프로젝트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왜 10년이나 걸렸나?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코리안아이가 멈췄었다는 말 대신 글로벌 프로그램으로서 다시 발을 내딛는 시발점이라 설명하고 싶다. 10년 동안 한국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0년 전 우리는 아무도 그룹 BTS를 몰랐지만 이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다. 케이팝 뿐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신 한류의 변화를 조명하고 싶고, 그 역할을 코리안아이가 하길 바란다. 어떤 편견과 시점의 제한 없이 재능 있는 신진작가를 조명하려 한다. 그리고 이 발걸음에 힘을 보태준 KEB하나은행의 후원에 감사드린다. 또한 이번 전시에도 좋은 파트너인 사치갤러리가 참여해 기쁘다.”

필리 아담스(사치갤러리 총괄 디렉터) “사치갤러리는 영국의 젊은 작가들을 조명하는 운영 방식을 취해 왔다. 젊은 작가들의 컬렉션을 8년, 10년 만에 한 번씩 조명하는 프로젝트성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젊은 작가들의 작업 콘셉트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어떤 색을 보여주는지 보여줄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젝트다. 코리안아이 또한 이런 측면에서 10년 만에 재조명받는 자리라 매우 흥분되고 즐겁다.”

 

‘코리안아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심승욱 작가의 작품.(사진=김금영 기자)

- ‘코리안아이 2020’ 프로젝트에 후원으로 참여하는 의의는?

지성규(KEB하나은행 은행장) “하나은행은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그룹으로 문화예술 후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 왔다. 문화 예술은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한국의 실력 있는 신진작가들을 유럽에 알리는 코리안아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고, 이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 코리안아이가 현대 미술에 새로운 한류를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어려운 환경 속 작품 활동하는 작가들에게도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코리안아이’ 팝업 전시에 설치된 배준성 작가의 작품.(사진=김금영 기자)

- 제 1회 코리안아이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로서 이 프로젝트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이세현 작가 “코리안아이는 한국 작가의 작업을 세계무대에 소개하는 글로벌 미술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치갤러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미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한국 작가의 작업을 보여줄 수 있는 여러 기회가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그 일환으로 코리안아이에 참여해 매우 기뻤다.

다시 돌아오는 이 프로젝트에 KEB하나은행이 후원으로 참여하는 것도 특별한 인연이다. 15년 전쯤 내 작품이 유명하지 않을 때 KEB하나은행이 관심을 보이고 작품을 수집하기도 했다. 젊은 작가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작가 입장에서 감사드린다. 코리안아이와 KEB하나은행의 이번 만남이 한국 미술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용호 작가가 타이어를 사용해 만든 강한 느낌의 호랑이 조각이 KEB하나은행 본사 로비에 설치됐다.(사진=김금영 기자)

- ‘코리안아이 2020’ 프로젝트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 및 일정은?

데이비드 시클리티라 “PCA의 창립자이자 CEO인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에르미타주 미술관 아시아부분 디렉터 디미트리 오제코프, 사치갤러리 총괄 디렉터 필리 아담스가 전시를 큐레이팅한다. 이들이 작가 심사 및 선정을 주도할 예정이다. 회화, 사진, 조각, 비디오 및 혼합 매체 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 30명의 작품을 소개할 것이다. 전시와 함께 작가들의 작업을 조명하는 화집도 출판사 스키라와 출판할 예정이다.”

필리 아담스 “코리안아이 2020 티저 전시는 9월 26~29일 런던 사치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스타트 아트페어(데이비드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부부가 2014년 사치갤러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미술 동향에 주목하는 아트페어)에서 선보이고, 2020년 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시작으로, 여름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를 거쳐 2020년 가을 서울에서 전시가 예정됐다. 전시의 내용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전시가 열리는 공간에 따라 작품 설치 방식 등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붉은 산수가 특징인 이세현 작가의 작품.(사진=김금영 기자)

- 코리안아이 2020에 참여할 작가들은 어떤 기준 아래 선정될 계획인가?

세레넬라 시클리티라(PCA CEO 및 창립자) “선정 작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KEB하나은행의 공식 후원이 체결된 시점에서 탄력을 받아 공식 활동을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이전 코리안아이 프로젝트 때 2000명 이상의 작가 포트폴리오를 심사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수많은 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심사할 것이다. 따라서 심사 기간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난 코리안아이에 소개됐던 작가가 포함될 수도, 알려지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작가가 포함될 수도 있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의 능력 있는 신진작가들의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줄 것이라는 건 확실하다.”

 

- 전반적으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저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필리 아담스 “동시대 미술 작가들의 작업에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넓은 시점에서 봤을 때 작업 방식과 내용이 점점 더 다양해지는데 특히 기술, 커뮤니케이션을 작업에 녹여내는 방식이 흥미롭다. 이 지점들이 한국 작가들에게서도 나타날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 동시대미술 작가들은 한국의 오랜 순수미술 전통을 바탕으로 영상, 대중문화, 순수미술, 과학기술을 통해 세계무대에서 관심 받고 있다. 코리안아이 2020 프로젝트를 위해 직접 한국에 와서 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보며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 또한 많은 작업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된다.”

 

이세현 작가.(사진=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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