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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기업] PART 3. “건강한 가치 교환이 KT&G 상상마당의 중심”

문정원 KT&G 상상마당 시각예술팀 큐레이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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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51호 김금영⁄ 2019.09.11 07:57:49

‘플라스틱 러브’전에 전시된 유화수 작가의 작업을 설명하고 있는 문정원 KT&G 상상마당 시각예술팀 큐레이터. 사진 = 김금영 기자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과 여름 성장한 벼를 수확하는 가을, KT&G 상상마당 갤러리는 세심한 준비 속 마침내 결실을 맺은 다양한 전시를 수확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주제로 한 ‘플라스틱 러브’전을 비롯해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KT&G Sangsangmadang Korean Photographer’s Fellowship, 이하 KT&G 스코프) 최종 선정 작가인 김승구의 개인전 ‘밤섬’이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두 전시 기획에 참여한 문정원 KT&G 상상마당 시각예술팀 큐레이터와 전시 이야기를 나눠봤다.

 

‘플라스틱 러브’전과 김승구 작가의 ‘밤섬’전이 열리고 있는 KT&G 상상마당 홍대 외부 전경. 사진 = 김금영 기자

-올해 제6회 다방 프로젝트로 ‘플라스틱 러브’전이 진행 중이다. 다방 프로젝트란?

“2014년부터 KG&G 상상마당이 시작한 다방 프로젝트는 쉽게 말해서 작가와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업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주제에 대해 전시 참여 작가들뿐 아니라 주제 관련 전문가들을 섭외해 함께 대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올해엔 ‘환경오염’ 주제에 맞춰 홍수열 자원순환 사회경제 연구소장, 김한민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 활동가/작가, 윤호섭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명예교수/그린 디자이너, 정다운 카페 보틀팩토리 대표를 패널로 섭외해 전시 참여 작가들과의 워크숍을 전시 개막인 8월에 앞서 4월부터 진행했다.

혼자서 개인 작업에 몰두하는 환경에 놓인 작가들이 많다. 이런 작가들이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 보다 다채로운 작업을 시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기획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다방 프로젝트다. 다방 프로젝트의 다방은 ‘다방면’을 뜻하기도 한다. 하나의 주제를 다방면으로 풀어보겠다는 의도다.

이건 미술관과 비교했을 때 보다 대중적인 위치에 있는 KT&G 상상마당의 특성도 반영한다. 미술 전문가들의 깊고 전문적인 시선도 중요하지만, 대중적인 시선에서 이슈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는 입장 또한 필요하다. 이런 복합적인 배경 속에서 다방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정혜정, ‘한강 파라다이스’. 디지털 프린트, 가변크기. 2019. 사진 = KT&G 상상마당

-다방 프로젝트의 매년 주제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매년 예술계 이슈를 살핀다. 그중에서도 좀 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나눌 수 있는 주제들을 고려한다. 올해엔 플라스틱 대란으로 환경오염이 굉장히 이슈였고, 이를 주제로 한 전시들도 다양한 갤러리, 미술관에서 열렸다. KT&G 상상마당 갤러리도 이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

전시 주제가 정해지고 섭외부터 공을 들였다.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플라스틱이 분해되나?’라는 한 이야기를 갖고도 공학적, 디자인적 접근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섭외에 힘썼다. 여타의 환경오염 주제 전시들과 차별화되는 것도 이 지점이다.”

 

프래그랩, ‘데스크 팩토리(Desk Factory)’. 가변설치, 철, 목재, 플라스틱, 2019. 사진 = KT&G 상상마당

-작가들과 전문가들 사이의 워크숍에 이어 전시 기간 중에는 관람객들과 함께하는 워크숍을 마련했다.

“‘플라스틱 러브’전 참여 작가 중 프래그랩(PRAG-LAB, 이건희, 조민정, 최현택)이 ‘데스크 팩토리(Desk Factory)’ 작업을 마련했다. 친환경 디자이너인 데이브 하켄스의 글로벌 프로젝트 ‘프레셔서 플라스틱(Precious Plastic)’ 오픈 소스를 통해 만든 작은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이다.

이번 워크숍에서 관람객들은 직접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세척한 뒤, 분쇄, 압출하며 재활용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준비물은 플라스틱 병뚜껑이고, 참가비는 무료다. 전시 개막 이후 워크숍을 8월 14일과 24일, 9월 7일 세 차례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 체험하러 많이 방문했다. 환경오염이라는 주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고, 재미있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유익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9월 21일에도 워크숍이 예정됐다.”

 

‘플라스틱 러브’전 연계 워크숍 진행 현장. 버려진 플라스틱을 직접 재활용하는 과정을 관람객과 함께 했다. 사진 = KT&G 상상마당

-‘플라스틱 러브’전과 동시에 KT&G 스코프 최종 선정 작가인 김승구의 전시도 함께 열리고 있다. KT&G 스코프의 취지는?

“2008년부터 시작된 KT&G 스코프는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한국 사진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둔다. 매년 ‘올해의 작가’ 3인을 뽑고, 이들 중 최종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과 출판 등 작업 활동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노순택, 김태동, 정지현, 노기훈 등 한국 사진가 39명을 지원했다. KT&G 스코프를 거쳐 간 다수의 작가들이 국내·외 사진상을 수상하고 해외 포토 페스티벌에 초청받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승구 작가는 지난해 6월 제11회 KT&G 스코프 ‘올해의 작가’로 선발돼 약 7개월 동안 멘토링과 지원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2월 진행된 3차 심사위원 심사를 통해 ‘올해의 작가’ 3인 중 최종 작가로 선발됐다. 구본창 심사위원장은 김승구 작가의 작업에 대해 ‘밤섬 촬영 허가를 받기 위한 오랜 기간의 노력 그리고 독재 시대에 국가발전을 위해 희생된 소수와 약자에 대한 작가의 관심사는 단순한 도시 풍경 사진 이상의 많은 기대를 하게 했다. 대형카메라를 이용한 탄탄한 작업, 그리고 많은 양의 작업은 작가의 노력을 돋보이게 했다’고 평했다.

‘밤섬’전은 이런 김승구 작가의 신작을 볼 수 있는 자리다. 또한 김승구 작가는 ‘올해의 작가’로 함께 선정됐던 고성, 정정호 작가와 함께 오는 12월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미래색(色) 2019’ 전시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김승구, ‘밤섬_무제(Untitled) 03’. 피그먼트 프린트, 150 x 840cm. 2018. 사진 = KT&G 상상마당

-KT&G 스코프는 다양한 예술 장르 중 사진 분야 지원에 집중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KT&G 상상마당은 미술을 접근하기 어려운 이른바 ‘그들만의 장’이 아닌 좀 더 많은 대중과 호흡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으로 만드는 데 궁극적인 목표를 둔다. KT&G 스코프가 시작된 2008년 특히 사진 매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어났다.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고, 사진을 찍는 행위가 일상화되면서 대중 또한 사진 장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KT&G 스코프는 이런 사진 장르를 통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김승구, ‘밤섬_무제(Untitled) 40’. 피그먼트 프린트, 80 x 100cm. 2018. 사진 = KT&G 상상마당

-현재 열리고 있는 ‘플라스틱 러브’전과 김승구 작가의 ‘밤섬’전이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를 고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본래 두 전시는 각각의 프로젝트로 기획된 것이지만, 이번에 함께 전시가 열리면서 기획자들도 흥미롭게 느낀 부분이다. 그만큼 현시대 이슈에 주목하는 전시들이기도 하다. 관람객들 또한 4층과 5층의 전시가 마치 이어지는 듯 자연스러웠다는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이처럼 억지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관람객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승구 작가의 작업을 설명하는 문정원 KT&G 상상마당 시각예술팀 큐레이터. 사진 = 김금영 기자

-추후 전시 계획은?

“일단 유명 해외 작가 기획전이 11월 중순 예정돼 있다. 물론 잘 알려지지 않은 능력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데에도 힘쓸 계획이다. 독립출판물이나 인디 음반을 모아 전시하는 ‘마이 컬렉션’전도 예정됐다.

KT&G 상상마당이 전시를 선보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치 교환’이다. 건강하게 예술 시장을 구축하는 예술가들의 가치를 최대한 합당하게 소개하는 것, 이 노력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미술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KT&G 상상마당은 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예술을 통해 건강한 가치를 전하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업 세계를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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