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5.09 10:00:55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취득세 1억 원 가량을 완납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반응이 화제가 되고 있다.
MBC ‘PD수첩’은 7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전두환 손자, 전우원을 위로해 주는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3분 50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전두환 씨의 아들 전재용 씨가 운영하던 ‘비엘에셋’이라는 회사가 경기 오산의 땅을 취득했는데, 비엘에셋 회사 주식 지분이 있는 전우원 씨에게도 취득세 납부 의무가 주어졌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지도 못한 오산 땅의 소유주 중 1명이 돼있었던 전우원 씨는 기존에 납부한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 5100만 원 가량을 모두 납부하면서 “우리 가족이 정당하게 벌어서 저한테 준 돈이 아니다. 법을 어겼고 거기에 대한 처벌로 벌금이 나온 것이다. 죄가 있는데 내가 번 돈이 아깝다고 안 내면”이라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전우원 씨는 취득세 납부 완료 직후 눈물을 쏟기도 했다.
“법은 아버지가 어긴 건 아니냐”고 제작진이 묻자 전우원 씨는 “전두환 씨가 비자금을 다 얻었어도 비자금이 흘러간 게 자녀들한테 있으면 그건 범죄로 얻은 돈이니까 환수를 해야 하는 것처럼”이라고 말문을 흐렸다.
이 모습을 인근에서 지켜보던 초등학생 6학년 2명은 전우원 씨에게 “아저씨가 잘못한 것이 아니니까 괜찮다”고 말을 걸었다. 아이들은 전우원 씨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며 “전두환이 잘못한 거다. 아저씨는 잘못한 게 아니다. 기부하면 된다. 기부해서 죄를 덜어야 한다”고 위로했다.
전우원 씨가 “형은 이런 생각을 항상 했지만, 실천하는 데 27년이 걸렸다”고 하자 아이들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잘못을 뉘우치는 것이다. 아저씨가 잘못한 것이 아니니까 죄책감은 갖지 마라”고 답했다.
전우원 씨가 자신을 어떻게 바로 알아봤는지 궁금해하자 아이들은 “학교에서 5·18 조사하고 와서 알게 됐다”며 “4·19도 했고 6월 민주화 항쟁도 (공부)했다. 역사를 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우원 씨는 “형이 옳은 일을 하자마자 천사들이 와서 괜찮다고 해주니까 희망이 보인다”며 웃었다.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와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초등학생들의 태도에 네티즌은 “배울 점이 많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네티즌은 “생각하는 게 어른보다 낫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니 우리 애들을 잘 키워야 한다”, “한국의 미래가 밝아보인다”,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데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이 정말 성숙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전우원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불구속 송치된 상태임을 지적하며 “아이들에게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 “마약이 미화될 것 같다”, “아이들과 인터뷰를 꼭 해야 했을까”, “아이들을 미화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