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3.05.31 09:03:13
“[서울특별시]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31일 오전 6시 41분경 경고음과 함께 발송된 문자 한 통이 서울시민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했다.
아이들의 등교를 준비하던 주부 오 모 씨는 이 문자를 받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나 고민했다. 이른 아침 이미 지하철에 타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 안 모 씨는 객차 안을 가득 메운 공포스러운 재난 문자 알림음에 놀랐다. 지하철 승객들은 영문을 모른 채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포털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네이버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22분 뒤인 오전 7시 3분, 이번에는 행정안전부에서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린다는 문자가 왔다. 그제야 시민들은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시민들은 서울시가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을 알린 뒤 '경계경보가 해제됐다'며 추가로 알림을 보내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서울시는 행정안전부가 경계경보 발령 문자를 내보낼 것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행정안전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관련해 시민들은 “왜 경계경보가 발령된 건지 알려주고 대피하라 해야 할 것 아니냐”,“어디로 대피하라는 내용도 없이 그냥 대피 준비?”,“우리 동네에선 사이렌도 울렸다”,“일본은 우주 발사체라고 알려주고 어디로 대피하라고 알려줬다는데, 서울시는 대피하라가 끝이다”, “이러다 안전 불감증 생기겠다” 등 서울시,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과 경계경보 오발령에 대해 성난 목소리를 냈다.
한편 합동참모부는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을 탑재했다고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2016년 2월 7일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군은 발사체의 기종과 비행거리 등 자세한 제원을 분석 중이다. 합참에 따르면 발사체 1발은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했다. 군 소식통은 해당 발사체가 낙하 예고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군은 발사체가 공중 폭발했거나 해상에 추락하는 등 발사 과정 전반이 실패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동창리 기존 발사대 또는 현재 건설 중인 제2발사장에서 쏘았는지 정밀 분석 중이다. 군은 동·서해 해상의 이지스함과 지상의 탄도탄 감시레이더 그린파인 등을 통해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은 이달 31일 0시부터 내달 11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