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3.06.02 09:49:00
최근 광주를 방문해 5.18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전씨 가문 최초로 사죄했던 전우원 씨. 큰아버지 전재국 씨로부터 절연 선언을 문자로 받는 등 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했던 그가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의 5월을 털어놨다. 전우원 씨와 인터뷰 내용을 요약했다.
- 지난 5월은 어떤 시간이었나?
“단순히 5.18 행사에 참여한다는 느낌보다는 사망자분들과 생존자들에게 사죄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앞을 보고 내 행동에 대한 반응을 살필 겨를이 없었다. 전씨 가문이라는 얘기만 들어도 힘든 분들이었다. 처음 광주에 가 참배할 때 한 분이 ‘내가 죽기 전에 이런 일을 다 보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을 잊을 수 없다. 사죄를 듣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분들께 죄송할 뿐이다.”
- 최근 큰아버지 전재국 씨가 절연 선언을 했다.
“‘너는 더 이상 내 조카도 아니고 그 무엇도 아니니 찾아오지도 전화하지도 말아라’라는 문자를 받았다. 가족으로서 불쾌했을 것이다. 그냥 담담히 받아들인다. 오히려 후련하다. 가족들이 태연히 살아가는 모습에는 진실이 없다.
- 비자금 관련 폭로를 했는데...
“한국에 돌아와 세무사 통해 내역을 받아보니 지금까지 내 이름으로 7개 회사가 있더라. 사업 목적이 부동산 매매·분양, 기업 인수 합병 등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또한 많은 비자금이 무기명 채권 형태로 남아 있었다. 법의 감시를 피해 투명성 없이 자금을 운용해온 것이다. 저와 같은 가족 명의를 이용해 그동안 비자금을 숨겨온 것으로 보인다.
- 비자금 규모는 얼마나 될 것으로 보나?
짐작이 안 될 정도다. 할머니에 손주들까지 있다. 제 경우 어머니가 이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통해 비자금이 숨겨졌는데 다른 손주들은 어땠겠나? 2, 3세뿐만 아니라 처가 등 연관된 분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다. 나도 학원비를 지원받는 등 금전적 혜택을 받았지만 병원에 여러 번 실려 가 죽을 고비를 넘겼을 때 괜찮냐는 문자 한번 없었다. 가족애를 전혀 못 느꼈다.
- 앞으로 계획은?
“손자로서 가족의 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가족 관련 비자금 의혹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광주에 대한 사죄는 내가 평생 해야 할 일이다. 또한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을 생각이다. 더불어 제 삶도 똑바로 살고 싶다. 마음의 위로를 진심으로 받아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