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늘(18일) 국회에서 열린다.
청문회의 쟁점은 지난 3주간 이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언론 장악, 자녀 학교폭력 무마, 재산 형성 과정의 의혹 등으로 여야의 거센 공방이 오고갈 전망이다.
먼저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2008년 2월~2009년 8월), 홍보수석비서관(2009년 9월~2010년 7월) 재직 당시 언론 장악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국가정보원에 언론·민간인을 사찰해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17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 불법사찰 수사기록에서 확인된 ‘홍보수석실 요청’ ‘배포 : 대변인’ ‘배포 : 홍보수석’ 문건은 이 후보자의 재직기간 전반에 걸쳐 총 7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동관 대변인실이 국정원으로부터 보고받은 문건은 2008년 8월부터 2009년 8월까지 총 2건이며, 이동관 홍보수석실이 국정원에 작성을 지시해 보고받은 문건은 2009년 11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총 5건이다.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재직 당시 작성된 'MBC 조기 정상화를 위한 추진 방안' 등 2건의 문건에는 배포선이 명시돼 있지 않았지만, 검찰은 "이 보고서가 이동관 홍보수석실 보고용이었다”는 국정원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했다.
또한 '김제동 등 일부 연예인의 수면마취제 중독설 점검',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및 고려사항' 등의 제목으로 홍보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작성된 문건 상에는 ‘홍보수석실 요청’ 또는 ‘홍보수석’이 적시돼 있다.
이 후보자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제가 만약에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서 어떤 지시, 실행 그리고 분명한 결과가 나왔었다면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겠는가 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며 부인했다.
또 다른 의혹은 2011년~2012년 하나고등학교에 재학했던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다.
2012년 당시 피해 학생이 작성한 진술서에 따르면 학폭사건 피해 학생은 최소 4명으로 확인된다. 피해학생들은 이 후보자 아들이 “침대에 눕혀서 밟거나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는 등 행위를 했다” 등의 구체적 정황을 진술했다. 이후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2년 전학 조치됐다.
이 후보자는 “물리적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일방적 가해가 아니었으며 이후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자녀의 재산형성 과정에 관한 국회 질의에는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로 사생활 노출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 거부로 일관했다.
이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 재산으로 총 51억751만원을 신고했다. 2010년 신고한 16억5759만원쯤에서 3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그 배경에는 2001년 매입한 서울 잠원동 아파트의 재건축 이익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과정에서 이 후보자는 아내에게 아파트 지분 1%를 증여했고, 이후 이 후보자의 아내는 2010년 조합 대의원 자격을 얻어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아내의 재건축조합 대의원 활동을 포함한 최근 20년 재건축조합 참여 내역에 관한 질의에는 ‘개인정보’라며 소명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는 자녀 3명에 대한 증여 내역 등의 답변도 거부했다. 야당은 “장녀와 차녀는 무직인 상태에서 자산이 1억원 이상이지만, 얼마나 증여받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후보자 측은 “둘째딸의 재산은 후보자로부터의 증여, 미국 대학에서 받은 장학금, 조교수당 및 오랜기간 친·인척으로 받은 용돈 등을 저축해온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에 선 이 후보자는 인사말로 “공영방송 이름에 걸맞게 재원 운영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더 큰 사회적 책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새로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해 디지털·미디어의 공정‧공공성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