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3.09.12 09:24:5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역에 있는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다고 일본 민영방송 TBS가 주도하는 뉴스네트워크 JNN이 12일 러시아 지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산역에서는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행사도 열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면서 “당과 정부, 무력기관의 주요 간부들이 수행하게 된다”고 이날 밝혔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최선희 외무상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등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길에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김 위원장이 탑승한 전용열차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용열차는 김 위원장의 ‘움직이는 집무실'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통신 장비와 최고지도자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등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열차는 김 위원장의 '움직이는 집무실'로 기능하는 데 필요한 통신 장비와 최고지도자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과 박격포 등 무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날 때도 약 1천200km의 거리를 열차로 이동했다. 북한 선로 상태가 좋지 않아 시속 60km 정도로밖에 못 달리는 데다 북한과 러시아의 레일 간격이 달라 중간에 열차 바퀴를 바꿔야 하는 탓에 거의 하루가 걸렸다.
김 위원장은 2019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에 갈 때도 장장 60시간을 열차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이처럼 과거에도 여러 번 포착됐지만, 열차 내부나 성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으며 북한 관영매체에 공개된 사진을 통해 짐작할 뿐이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 10월 조선중앙TV에 방영된 기록영화 '인민의 어버이'에서 내부 모습이 공개됐다.
영화 속 열차 안에는 책상 위에 노트북과 모니터, 스마트폰 등이 놓여 있고, 회의용 탁자에는 애연가인 김 위원장을 위해 재떨이와 성냥이 있다.
내부 색상은 흰색으로 2014년 2월 '부강조국 건설의 불멸의 대강을 밝혀주시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공개된 열차 내부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차 내부 벽면에 걸린 TV 화면에 한반도 주변 지도가 보이고 '현재위치 중국 료녕성'이라는 글씨가 떠 있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1년 여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무려 3주간 열차를 탔는데 당시 동행했던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2002년 '동방특급열차'라는 책에서 김정일의 열차 전용칸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책에서 전용칸 바닥에 방탄용 철판이 깔려 있고 내부에는 영화 감상용과 전자지도로 쓰이는 스크린이 2개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풀리코프스키는 열차에서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 프랑스 요리를 어떤 것도 주문할 수 있었으며 여성 가수들이 공연했다고 책에 적었다. 그는 2011년 러시아 매체에 전용열차를 '움직이는 완벽한 요새'로 묘사하고서 열차에 위성항법시스템과 위성TV, 전화가 있었다고 전한 바 있다.
러시아 외교관 출신인 게오르기 톨로라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아시아전략센터장은 2019년 NK뉴스 기고에서 열차가 지휘칸, 침실칸, 식당칸, 수행원칸 등으로 구성됐으며 메르세데스 벤츠 방탄차를 운송하는 칸도 있었다고 전했다.
<문화경제 안용호 기자>